‘인생의 징비록’ 쓴 한국 NGO계 대부 이일하 굿네이버스 이사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0일 03시 00분


이일하 굿네이버스 이사장 책 출간 “토종 NGO 좌절-성공 스토리 담아”

 “40대 중반 나이에 실패했던 내가 한국 토종 NGO(비정부기구)인 굿네이버스를 만들기까지 경험을 엮은 인생의 ‘징비록’이 국제구호활동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의 이일하 이사장(69·사진)이 ‘대한민국 토종 NPO(비영리기구·NGO와 비슷한 개념) 세계를 보듬다’란 책을 출간했다. 7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25년간 굿네이버스를 이끌며 우리 사회의 NGO 육성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왔다”며 “41만 회원의 굿네이버스가 진행한 지역개발 사업, 국제개발 사업 경험담 등 평생에 걸쳐 쌓은 노하우를 담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1991년 굶주림 없는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명으로 굿네이버스(당시 한국이웃사랑회)를 창립한 한국 NGO계의 ‘대부’다. 연세대 신과대학을 졸업한 이 이사장은 굿네이버스 회장,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상임대표,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고, 현재 한국NPO공동회의 이사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촉위원,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저서에서 NGO의 정신을 우리나라의 ‘십시일반(十匙一飯)’에서 찾는다. 그는 “6·25전쟁이 나고 아이들이 버려지자 전국에 보육원만 600곳이 생겼다. 가난했지만 밥 열 숟가락을 모아 한 그릇을 만들 듯 서로 돌봤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NGO 국가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국내 NGO에 대해 이 이사장은 “정부와 재벌 편을 들거나 사상과 종교에 치우쳐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이들의 NGO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 반면 대다수 NGO는 시민들과 함께 움직이지 않고 정치색, 종교색이 강해 순수성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NGO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하는 곳이면서 동시에 NGO 활동에 대한 꿈을 키우는 젊은이들에게 창업 기회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는 네팔, 르완다, 캄보디아, 몽골 등의 국가에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NGO는 모금만 받아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캄보디아의 태양광 배터리 사업, 르완다의 커피 공장 등 사회적 기업도 운영한다. 굿네이버스에선 이런 경험도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많은 젊은이가 이 책을 통해 지구상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희망을 주고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동고동락하는 꿈을 꾸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ngo#굿네이버스#이일하#인생의 징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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