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각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 최철한 9단 ● 조한승 9단
55기 도전 5국 5보(48∼56)

 모든 수를 승률로 계산하는 알파고가 나오기 전에는 ‘기세의 한 수’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계산할 순 없지만 반드시 둬야 할 자리를 의미했다. 백 48이 바로 그런 수다. 백이 우상 귀를 지키다 이곳을 빼앗기면 패배보다 더 아프기 때문에 백 48을 꼭 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흑 49의 급소 치중이 뻔히 보인다. 그러나 귀의 백은 잡히더라도 최소한의 고기 값은 받아낼 수 있기에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백 48의 자리를 흑에게 빼앗기면 희망조차 없다고 프로기사들은 여긴다. 인간이 이걸 어떻게 확률로 계산할 수 있을까.

 흑 51로 먼저 자신의 삶부터 돌본 건 정수. 참고 1도 흑 1로 잡으러 가면 백 2가 좋아 수상전은 백 유리.

 귀의 수상전을 하다가 갑자기 백 52로 중앙 쪽에 둔 것이 엉뚱해 보인다. 하지만 이건 흑의 계략. 흑이 서둘러 귀를 잡고자 참고 2도 1을 두면 이게 오히려 독이 된다. 백 18까지 패가 나는데 지금 어디에도 팻감이 없다.

 결국 백 56까지 각생은 불가피했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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