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규앨범 내는 조성진 “50번 연주한 쇼팽협주곡, 처음 연주하듯 녹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25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발매

다음 앨범으로 드뷔시의 작품을 녹음한다고 밝힌 피아니스트 조성진. 그는 “지난해 쇼팽 콩쿠르가 끝난 뒤 1년이 지났는데 가장 빨리 지나간 한 해 같다”며 “유명세는 모르겠고, 다만 마음껏 연주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다음 앨범으로 드뷔시의 작품을 녹음한다고 밝힌 피아니스트 조성진. 그는 “지난해 쇼팽 콩쿠르가 끝난 뒤 1년이 지났는데 가장 빨리 지나간 한 해 같다”며 “유명세는 모르겠고, 다만 마음껏 연주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피아노로 표현하고 싶은데 말로 하려니 힘드네요.”

 피아니스트 조성진(22)은 질문을 받으면 2∼3초간 생각에 잠긴다. 그 뒤 막힘없이 의견을 밝힌다. 갑자기 설명이 어려워질 땐 미소를 짓는다. 조성진이 자신의 첫 스튜디오 정규앨범인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발라드’ 발매(25일 예정)를 앞두고 16일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해 10월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 이후 그의 생활에 대한 문답을 키워드로 정리했다. 

 ▽앨범=6월 영국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녹음했다. 발라드 전곡과 녹턴은 9월 독일 함부르크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할레에서 작업했다.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비틀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녹음한 장소라 무척 설렜어요. 독일에서는 혼자 큰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다 보니 외롭기도 하고 고립된 느낌이 들었죠.”

 ▽쇼팽 협주곡 1번=지금의 그를 만든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쇼팽 콩쿠르 결선 무대에서 이 곡을 연주했다. “미국 투어에서 연주한 것까지 합치면 50번 넘게 연주한 것 같아요.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이 있었는데 조심하려고 했어요. 처음 연주하는 듯한 신선한 느낌을 살리려 했죠.”

 ▽변호사=그는 쇼팽 콩쿠르 뒤 매니지먼트사(솔레아)와 음반사(도이체 그라모폰) 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초 음반사와 계약하는데 계약서가 무려 30쪽에 이르더라고요. 계약 관련 전문 용어나 협상 방식을 잘 몰라 변호사에게 도와달라고 했죠. 제 인생에서 변호사를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카네기홀=내년에 미국 6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인 그는 내년 2월 22일 꿈에 그리던 뉴욕 카네기홀에 데뷔한다. “지난해 11월 카네기홀에서 연락이 왔어요. 막연하게 잰켈홀(카네기홀에서 두 번째로 큰 홀)인 줄 알았는데 메인홀 연주라 놀랐어요. 저도 사람이라 목표를 하나 이루고 보니 욕심이 생겼어요. 당장은 불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베를린 필이나 빈 필과도 연주해보고 싶어요.”

 ▽부모님=교육열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부모님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 번도 저를 압박하신 적이 없어요. 엄마는 항상 즐기면서 하라고 하셨죠. 아버지는 콩쿠르가 나가는 것이 힘들면 그만 나가라고 말할 정도였어요. 음악을 억지로 시켜서 하라면 힘들 것 같아요.”

 ▽평범함=그는 대학 생활을 하는 또래들과 달리 프로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평범함을 원할까? “평소 제가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음악을 하거나 음악 관련 일을 해요. 제게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들이죠. 저는 음악가의 삶이 평범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하는 일이 좋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 같아요.”

 그는 내년에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을 돌며 80회 정도 연주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내년 1월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5월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리사이틀이 계획돼 있다. 2018년 1월에는 전국 투어를 돌 예정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조성진#쇼팽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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