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배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1일 03시 00분


○ 최철한 9단 ● 조한승 9단
55기 도전 5국 7보(69∼79)

 이번 기보를 보면 흑은 중앙에, 백은 우하에 대부분 돌을 놓았다. 왜 이런 이상 현상이 발생한 걸까. 그 전말은 흑 71부터 시작된다. 71과 같은 대세점을 흑이 차지한다는 게 지금의 형세를 웅변한다. 백은 73의 곳에 받는 게 정수지만 지금은 평이한 진행으로는 반전의 흐름을 찾기 힘든 상황.

 최철한 9단은 백 72로 우하 귀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여기서 흑은 여러 방법으로 받을 수 있는데 가장 평범한 게 참고도 흑 1이다. 이건 나중에 백이 ‘가’로 단수하고 흑 ‘나’ 때 백 ‘다’로 준동하는 수단이 있어 별로 내키지 않는다. 조한승 9단은 아예 백 72를 무시하고 흑 73으로 중앙 공격부터 하고 나섰다. 흑 73이 중앙 백을 위협하는 선수라고 굳게 믿은 것.

 하지만 최 9단은 조 9단의 믿음을 철저히 배신했다. 중앙을 돌보지 않고 백 74로 우하에서 실리를 챙긴 것이 배짱 넘치는 승부수.

 흑 73이 외면당하자 흑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 일단 흑 75, 77로 응급처치를 한 뒤 흑 79로 더 강력한 공격에 나섰다. 중앙 백이 그로기 상태처럼 보이는데 여기서 최 9단은 또 한번 반전의 카드를 꺼내 들어 검토실을 깜짝 놀라게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국수전#결정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