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마리스 얀손스 “최고라 생각한 적 없어… 지휘자는 늘 공부하고 겸손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2일 03시 00분


[‘명장 중의 명장’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
12월 4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서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과 공연
“한국 관객 열광적 반응 보람”

마리스 얀손스는 1992, 199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국내에서 협연을 했다. 내년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함께 앨범을 녹음한다. 그는 2년 만의 국내 무대에 대해 “우리를 향한 신뢰에 부합하고 싶다”며 “2년 전과 동일한 수준의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빈체로 제공
마리스 얀손스는 1992, 199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국내에서 협연을 했다. 내년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함께 앨범을 녹음한다. 그는 2년 만의 국내 무대에 대해 “우리를 향한 신뢰에 부합하고 싶다”며 “2년 전과 동일한 수준의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빈체로 제공
 ‘올해 가장 기대되는 공연.’

 매년 국내 클래식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면 꼭 뽑히는 지휘자가 있다. 라트비아 출신의 마리스 얀손스(73)가 그 주인공이다. ‘명장 중의 명장’으로 평가받는 그는 무명이었던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유럽 정상급 악단으로 끌어올렸고,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네덜란드의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를 10년 넘게 이끌었다.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DG)의 추천 앨범에서 그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건강 문제로 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BRSO)에만 집중하고 있는 그가 다음 달 4,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BRSO를 이끌고 공연을 연다. 공연에 앞서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 관객은 세계에서 가장 열광적인 관객 중 하나죠. 음악을 집중해서 관람하고 연주 뒤에는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죠. 그래서 한국에서 지휘하는 것이 보람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존경하는 지휘자로 리카르도 무티와 함께 그를 꼽았다. 한국의 젊은 지휘자들 역시 존경하는 지휘자로 그를 첫 줄에 놓는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의 향기를 더욱 짙게 만드는 것은 겸손함이다. 명성이나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연주자를 질책하는 일도 없고, 비판도 조심한다.

 “제가 최고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과거에도 많은 거장이 있었고, 앞으로도 좋은 지휘자들이 활약할 겁니다. 저는 그저 좋은 공연과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지휘를 이어가고 싶어요. 지휘자는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합니다. 음악을 겸손하게 섬겨야 해요. 너무 일찍 지휘자로서의 경력부터 고민하면 안 됩니다.”

 그는 2003년부터 13년간 BRSO의 수석지휘자로 있다. BRSO는 그의 음악적 분신으로 불린다. 그만큼 궁합이 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대는 질적으로 높은 수준에 이르는 것이 아주 중요해요. 개인적, 음악적으로 깊게 연결된 BRSO와는 음악에 대한 공통된 원칙과 개념을 갖고 있어요. BRSO는 굉장히 감성적이면서 유연하고, 반응이 즉각적입니다.”

 매년 수많은 공연과 투어, 녹음 등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세상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 중 한 명이다. 독일의 클래식 공연장 건립 추진 등 무대 밖에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안타깝게도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죠. 쉴 때는 재즈를 즐겨 들어요. 극장에 가거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죠. 제 동료들의 리허설이나 공연을 보러 가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3번(이상 4일), 하이든 교향곡 100번 군대와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 등을 무대에 올린다. 바이올린 협주곡은 길 샤함이 협연한다. 2만5000∼30만 원. 02-599-5743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마리스 얀손스#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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