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수목극… 인어의 독주냐 언더도그의 반격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3일 03시 00분


16일 동시에 방영을 시작한 지상파 수목드라마들. SBS ‘푸른 바다의 전설’과 KBS2 ‘오 마이 금비’, MBC ‘역도요정 김복주’(위로부터). 현재로선 ‘원 사이드 게임’으로 흐르고 있지만 향후 양상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오마이금비 문전사 로고스필름·MBC 제공
16일 동시에 방영을 시작한 지상파 수목드라마들. SBS ‘푸른 바다의 전설’과 KBS2 ‘오 마이 금비’, MBC ‘역도요정 김복주’(위로부터). 현재로선 ‘원 사이드 게임’으로 흐르고 있지만 향후 양상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오마이금비 문전사 로고스필름·MBC 제공
 인어의 독주 체제가 굳어질까. 아니면 ‘언더도그(underdog·상대적 약자)’의 반격이 시작될까.

 지난주 16, 17일 지상파 수목드라마는 이례적으로 3사 모두 신작을 동시에 선보였다. 물론 엄밀히 말해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은 워낙 하반기 화제작으로 주목받아온 터라 ‘같은 출발선’이라 부르긴 겸연쩍지만.

 시청률도 예상대로였다. ‘푸른…’은 1, 2회 15∼16%(닐슨코리아)란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KBS2 ‘오 마이 금비’와 MBC ‘역도요정 김복주’는 3∼6%대에 머물렀다. 전지현 이민호란 한류배우에 ‘별에서 온 그대’를 히트시켰던 박지은 스타 작가가 포진한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화제성도 ‘푸른…’이 크게 앞서 나갔다. 온라인 분석업체 ‘굿데이터 코퍼레이션’(대표 원순우)에 따르면 방영 전 사전조사(9∼15일)에서 점유율이 54.5%였다. ‘역도…’(28.5%)와 ‘오 마이…’(17.0%)를 합친 것보다 높았다. 첫 회가 나간 뒤인 17∼21일 화제성 점유율은 더 일방적이다. ‘푸른…’이 64.8%로 올라가며 나머지는 더 떨어졌다. 시청률과 화제성 수치만 보면 이미 승부의 추는 기울어버린 셈이다.

 그러나 속을 들춰보면 살짝 묘한 기류도 감돈다. 포털사이트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을 보면, ‘푸른…’은 ‘재미가 없다’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 긍정적 평가도 ‘전지현 너무 예쁘다’와 같은 외모 칭찬이 주를 이뤘다. 한 드라마PD는 “판타지와 로맨스, 코믹 등이 다양하게 잘 섞이는 게 박지은표 드라마의 매력인데 ‘푸른…’은 각자 겉도는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심청(전지현)이 ‘별에서…’ 천송이의 자기복제 수준에 머무른다면 시청자들도 냉정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시청률 2위 ‘오 마이…’는 열광적이진 않아도 우호적 평가가 많다. ‘오 마이…’는 특히 금비(허정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솔직히 드라마는 문제 아빠와 ‘똑순이’ 딸의 가족애란 다소 뻔한 소재. 그러나 9세 소녀인 허정은이 야무진 연기로 극 초반을 이끌며 ‘하드캐리’하고 있다. 시청률도 소폭이긴 해도 1회(5.9%)보단 2회(6.5%)가 올라갔다.

 시청률(3.3%)은 아쉽지만 ‘역도…’ 역시 누리꾼 반응은 나쁘지 않다. 체육대학을 다니는 여성 역도 선수란 이색적인 설정이 신선하단 평가. 2005년 마니아 팬이 많았던 MBC ‘베스트극장-태릉선수촌’이 떠오른다는 댓글도 많다. 특히 한때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모델 출신 이성경이 역도 선수 복주를 잘 소화하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원순우 대표는 “대부분 드라마는 3, 4회까지 보고 나면 대략 향후 흥행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다”며 “현재는 ‘푸른…’의 위세가 강력한 형국이지만 23, 24일 시청자 반응에 따라 독주일지 혼전일지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푸른 바다의 전설#오 마이 금비#역도요정 김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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