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들에게 11월은 미쉐린(미슐랭)의 달이었다. 3월 미쉐린 가이드 레드북 서울판이 나온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 어떤 사람들은 “미쉐린도 예전 같지 않다. 맹신하는 것도 촌스럽다” “블루리본이나 코릿 같은 레스토랑 평가 방식이 이미 있지 않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조차도 이달 7일 어디가 몇 개의 별을 받을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20여 일이 지나 이제 선정 당시 흥분은 가라앉았지만 미쉐린 후폭풍은 여전하다. 인터넷에는 3만 5000원 미만으로 즐길 수 있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좋은 맛집인 ‘빕 구르망’ 식당을 다녀왔다는 후기가 넘쳐난다. 미쉐린가이드에 실리기만 했을 뿐 미쉐린 스타나 빕 구르망에 포함되지 못한 식당들이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이라고 홍보하는 경우도 눈에 띌 정도다.
‘미쉐린 특별메뉴’는 없다
“미쉐린 별을 받는다고 뭐가 그렇게 달라질까 했는데 곧바로 예약 문의 전화가 쇄도해서 놀랐습니다. 미쉐린의 명성을 실감하고 있어요.” (포시즌스호텔 관계자)
중식당 유유안이 미쉐린 별 하나를 받은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예약 문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별을 받기 전에는 비즈니스 런치가 많은 광화문 인근에 위치해 보통 낮 12시 손님을 받으면 점심 영업은 끝나는 편이었다. 하지만 미쉐린 별을 받은 뒤로는 오후 12시 반이나 오후 1시 예약도 받고 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쉐린 별 세 개를 받은 신라호텔 서울의 ‘라연’은 별을 받은 바로 당일부터 예약 문의 전화가 쇄도해 평소의 15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별 2개를 받은 유일한 프렌치 레스토랑인 롯데호텔 서울의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도 평소의 2배 이상 예약이 많아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