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미쉐린가이드, 음식 맛 이외에 인테리어-서빙속도까지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4일 03시 00분


미쉐린가이드에 오른 식당들

 예약이 쇄도하고 있지만 특별 기념 메뉴를 선보이는 곳은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한 곳 정도다.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다른 시상식에서 수상하거나 베스트 레스토랑으로 선정되는 경우에는 특별 메뉴를 선보이며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아도 손님이 몰리는데 굳이 메뉴를 준비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피에르 가니에르의 경우에는 시간을 들여 코스를 즐겨야 하는 프렌치 요리에 한국인들이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단품 메뉴를 특별 메뉴로 준비했다. 제철 해산물로 조리한 앙트레 메뉴인 ‘씨 가든’, 등심과 사태 등 양고기의 여러 부위를 즐길 수 있는 ‘램’ 등이다. 

 특별 메뉴가 없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번에 ‘라연’이나 ‘가온’ ‘발우공양’ 등 미쉐린 별을 받은 식당은 대부분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셰프가 계절에 어울리는 식재료를 선정하고 구해서 식탁에 올리는 전 과정 자체가 요리인 셈. 따라서 계절의 변화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미쉐린 별을 받았다고 특별 메뉴를 내놓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라호텔 서울의 한식당 ‘라연’의 실내. 서울 남산 일대를 내려다보며 식사할 수 있다. 라연 제공
신라호텔 서울의 한식당 ‘라연’의 실내. 서울 남산 일대를 내려다보며 식사할 수 있다. 라연 제공


별이 다가 아니라는데

 물론 화제의 중심에는 별이 있지만 미쉐린 가이드가 그저 레스토랑 별점만 주는 평가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일종의 서울 가이드북으로 별을 받은 레스토랑 외에도 다양한 식당이 소개되고 있다.

가온’은 제철 재료와 직접 담은 장, 요리에 어울리는 격이 있는 식기를 이용한 조화로운 음식을 추구한다. 가온 제공
가온’은 제철 재료와 직접 담은 장, 요리에 어울리는 격이 있는 식기를 이용한 조화로운 음식을 추구한다. 가온 제공
 미쉐린 가이드를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픽토그램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미쉐린 별은 음식에 대한 평가다. 물론 식당의 인테리어나 서빙 속도 등 다양한 요소가 평가 결과에 종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서비스 수준과 분위기만을 따로 표현하는 픽토그램도 별도로 있다. 바로 스푼과 포크를 교차한 모양으로 1개에서 5개까지 점수를 준다. 1개는 편안한 편이라는 뜻이고, 5개는 최고의 품격을 갖췄다는 의미다. 특별히 더 인상적일 경우 빨간색으로 표시한다. 

가온’은 제철 재료와 직접 담은 장, 요리에 어울리는 격이 있는 식기를 이용한 조화로운 음식을 추구한다. 가온 제공
가온’은 제철 재료와 직접 담은 장, 요리에 어울리는 격이 있는 식기를 이용한 조화로운 음식을 추구한다. 가온 제공
 올해 서울 편에서는 안타깝게도 최고점인 5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없었다. 미쉐린 별 셋을 받은 신라호텔 서울의 ‘라연’과 미쉐린 별 둘을 받은 롯데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가 빨간색 픽토그램 4개를 받았다. 최고 수준으로 편안하고, 특별히 인상적이었다는 의미다. 미쉐린 3스타를 받은 ‘가온’은 ‘매우 편안하다’는 의미의 3개를 받았다. 음식 맛에 대한 평가와 레스토랑의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뜻이다.

‘라연’의 육회비빔밥 반상. 코스로 서빙하는 것이 기본이지만한식의 전통을 살려 반상으로 차려내기도 한다. 라연 제공
‘라연’의 육회비빔밥 반상. 코스로 서빙하는 것이 기본이지만한식의 전통을 살려 반상으로 차려내기도 한다. 라연 제공


‘미쉐린 호텔’도 있다

 올해 여름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은 ‘깜짝 손님’을 맞이했다. 호텔 프런트에 두 사람이 찾아와 “미쉐린에서 왔다. 객실을 보여줄 수 있느냐”라고 문의한 것이다. 직원이 직접 호텔 내 각종 부대시설과 객실을 둘러볼 수 있도록 이들을 안내했다. 이 호텔 관계자는 “한 명은 나이 지긋한 외국인, 한 명은 좀 더 젊은 한국인이었다. 한 명은 주로 설명을 들으며 방을 둘러보고, 다른 한 명은 주로 메모를 했다. 그냥 지나치는 손님이었다면 눈여겨보지 않았을 만큼 평범한 인상이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서울의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서 선보이는 미쉐린 특별메뉴 ‘씨 가든’.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제공
롯데호텔 서울의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서 선보이는 미쉐린 특별메뉴 ‘씨 가든’.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제공
 흔히 미쉐린 가이드라고 하면 미쉐린 별을 받는 레스토랑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미쉐린 가이드에는 식당 외에 호텔 정보도 실린다. 식당과 마찬가지로 직접 투숙까지 하며 호텔을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요한 경우 마치 ‘불심검문’을 하듯 불쑥 찾아와 객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요청하기도 한다. 별 1개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별 2개는 ‘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식당’ 등 구체적인 기준이 있는 식당 평가와는 달리 대외적으로 밝혀진 호텔 평가 기준은 없다. 미쉐린코리아 측은 “객실 상태나 인테리어, 서비스 수준 등 호텔을 평가할 때 일반적인 기준을 적용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호텔 등급은 삼각형의 뾰족한 지붕 개수로 표현한다. 레스토랑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편안한 편’(지붕 1개)부터 ‘최고의 품격을 갖췄다’(지붕 5개)까지 있다. 국내 호텔에서는 포시즌스호텔이 빨간색 지붕 다섯 개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고 품격을 갖췄으면서 특별히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신라호텔서울은 지붕 다섯 개를 받아 그 뒤를 이었다. 더웨스틴 조선, 반얀트리클럽앤스파, 파크하얏트, W워커힐이 빨간 지붕 네 개를 받았다.

 미쉐린 별을 받은 레스토랑이 서울 강남권에 많았던 것과 달리 호텔은 강남권 비중이 압도적으로 적었다. 가이드에 실린 34곳 중 중구와 종로구에 있는 호텔만 19곳이었다. 강남구나 서초구에 있는 호텔은 7곳뿐이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미쉐린#미슐랭#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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