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쯤 되면 여성들의 지갑을 들썩이게 만드는 주범이 있다. 그 이름은 ‘홀리데이 컬렉션’. 화장품 브랜드마다 연말 한정판으로 내놓는 탓에 홀리데이 컬렉션에 마음을 홀리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화장품 케이스도 1년에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나와 소장 욕구에 불을 댕긴다. 아이섀도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색상이 팔레트 형식으로 들어가 있어 색상 1개씩 단품 구매 비용으로 따져 봤을 때 훨씬 이득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이섀도, 립스틱, 블러셔, 매니큐어 등 거의 모든 색조 화장품이 포함된 홀리데이 컬렉션을 전부 구매하기는 힘든 법. 각 브랜드의 콘셉트와 인기 제품 등을 한눈에 살펴보자.
무조건 ‘블링블링’
입생로랑은 홀리데이 컬렉션을 선보이자마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백화점 매장에 줄을 서서 사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륙의 여심을 훔친 비법은 다름 아닌 립스틱의 금박 패키지. 립스틱 내용물 빼고 모두 금색 패키지로 제작해 화려한 연말 분위기를 잘 표현해 냈다.
콘셉트 이름은 ‘스파클 클래쉬’. 실버와 골드 색상을 적극 활용해 눈부시고 반짝이는 케이스 안에 아이섀도, 립스틱 등을 담아냈다. 메이크업 팔레트에는 아이 섀도 4종과 하이라이터, 립스틱 2종이 들어 있다. 의외로 아이섀도 색상은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다. 브라운, 베이지, 핑크 계열 색상이 들어 있어 평상시 메이크업으로 사용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아이 메이크업이 얌전한 만큼 립스틱은 강렬한 레드, 핫핑크가 주를 이룬다.
디올은 ‘스플렌더’라는 이름으로 홀리데이 컬렉션을 선보였다. 디올 패션 부분에서 사용하는 스팽글, 비즈, 자수 문양 등에서 영감을 받아 호화롭고 화려한 색상을 부각시킨 것이 특징이다. 레드, 핑크, 골드 색상이 어우러져 세련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디올은 이번 컬렉션에서 틴트보다 지속력을 강화한 ‘디오리픽 매트 플루이드’를 선보였다. 입술과 볼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제품으로, 선명한 발색을 내는 틴트 성분에 촉촉함을 더해 건조함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핑크, 푸시아, 로즈우드, 레드 등 4가지 색상으로 나왔다.
한정판 아이섀도인 ‘5 꿀뢰르 스플렌더 066 스모키 시퀸’은 실버, 그레이, 골드 등 차분한 색상으로 이뤄진 스모키 메이크업 팔레트다. 아이섀도 표면에 디올 패션의 비즈, 스팽글 자수에서 영감을 받은 화려한 양각 패턴을 새긴 것이 특징이다.
샤넬은 전체적으로 차분하다. 하지만 립스틱이나 블러셔로 화사한 효과를 줄 수 있는 메이크업 라인을 내놨다. 샤넬 ‘리브르 컬렉션’은 도시 외경에서 영감을 받아 건물의 유리, 메탈 소재 등에서 색상 모티브를 따왔다. 여기에 립이나 블러셔 포인트로 핑크와 코랄 등 산뜻하고 경쾌한 색상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섀도 색상 5개가 들어간 제품인 ‘아쉬테크토닉’은 아이섀도 색상 하나하나의 이름이 ‘시멘트 그레이’, ‘미러 그레이’ ‘메탈릭 블루’ 등이다. 도시가 주는 색채 이미지를 5가지로 정리해 구성한 것. 가장 밝은 색을 눈두덩이 전체에 발라주고, 어두운 색으로 점차 그러데이션 해주면 그윽한 눈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샤넬의 이번 컬렉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블러셔 제품인 ‘쥬 꽁뜨라스뜨 360 이배흐프레쉬’다. 정열적인 핫핑크 색상의 블러셔로 자칫 차갑고 무정해 보일 수 있는 아이메이크업 색상과 따뜻한 조화를 이뤄낸다. 블러셔 색상이 강렬한 만큼 립스틱 색상은 초콜릿 빛을 띠는 레드나 무난한 핑크 톤의 레드 제품을 함께 냈다.
몽환적이거나 사랑스럽거나
나스는 프랑스 패션 사진작가인 사라 문과 협업해 ‘사라 문 홀리데이 컬렉션’을 선보였다. 패키지에 사라 문이 찍은 사진을 새겨 넣었다. 외국인 여성 모델이 강렬한 메이크업을 한 이미지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검은색 바탕에 브랜드 이름인 ‘NARS’를 새겨 넣는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유명한 나스가 이번에는 차가운 실버, 화이트 계열을 패키지에 주로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의외로 블러셔, 립스틱 색상은 따뜻한 계열이 많다. 블러셔에는 밝은 코랄, 핑크 등이 주요하게 쓰였고, 립스틱 색상도 갈색 빛을 띠는 레드가 아닌 본연의 빨간색을 강조한 쨍한 색상이 주로 쓰였다.
맥은 ‘호두까기 인형’에서 모티브를 얻은 ‘넛크래커 스위트’라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호두까기 인형이 주는 이미지를 귀엽고 펑키한 디자인으로 소화해 낸 것이 특징이다.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을 위한 아이섀도 팔레트에는 9가지 색상이 담겨 있어 무난한 색을 주로 사용하면 평상시 얌전한 눈 화장에도 활용할 수 있다. 립스틱 키트에는 맥의 베스트셀러 립스틱 4종을 미니어처 사이즈로 제작해 구성했다.
랑콤은 장밋빛으로 표현한 프랑스 파리의 겨울 감성을 담은 ‘2016 노엘 컬렉션’과 영국 런던의 모던함을 색상으로 표현한 ‘오데시티 런던 팔레트’를 동시에 선보였다. 노엘컬렉션은 눈송이처럼 반짝이는 크리스털과 핑크 드레스에 달린 스팽글 등에서 영감을 받아 ‘파리 엔 로즈’라는 주제로 탄생했다. 장미가 모티브다 보니 핑크 골드와 베이지 브라운 등 전체적으로 사랑스러움을 강조한 색감이 눈에 띈다.
고가 메이크업 브랜드 제품들이 부담된다면 중저가 브랜드에서도 홀리데이 컬렉션이 나왔으니 눈여겨보자. 이니스프리는 기존 쿠션 파운데이션, 매니큐어, 핸드크림 등 다양한 제품을 크리스마스 한정 패키지로 바꿔 내놨다. 일부 수익금을 청각장애 어린이 교육과 치료를 위한 곳에 쓴다고 하니 좋은 일에도 동참할 수 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사회공헌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적 장애인 대상 미술교육을 하는 디자인 기업 ‘키뮤’와 손잡고 한정판 컬렉션을 선보였다. 선물 상자 디자인에는 지적장애인이 그린 일러스트를 넣어 특별함을 더했다. 제품 판매 수익금 일부는 지적장애인 미술 교육을 위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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