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자존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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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조한승 9단
55기 도전 5국 10 보(100∼106)

 백 100이 백 대마의 안전판. 두점머리를 자청해서 맞는 게 이상해 보이지만 이 수로 백 대마는 두 집을 확보할 수 있다. 백 104를 보고 흑은 105로 하변에 손을 돌렸는데, 흑 105로 백 대마를 더 추궁하면 어떻게 될까. 참고 1도 흑 1로 둬야 하는데 백 4가 선수. 이어 백 6으로 한 집을 낸다. 이후 ‘가’의 약점이 도드라져 흑 1이 외려 악수가 된 상황이다.

 백 대마가 거의 피를 흘리지 않고 살아가면서 백은 초반 열세를 거의 다 만회했다. 그러나 흑은 105로 둘 수 있어 여전히 주도권을 갖고 있다.

 이때 최철한 9단은 백 106으로 슬그머니 찔러본다. 이런 수가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상대에게 고통을 주는 수다. 기분 같아서야 꽉 막아 버리고 싶다. 그러면 참고 2도와 같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만약 백이 하변을 깨고 살아 버리면 형세가 역전된다. 참고 2도는 흑이 더 부담스러운 진행. 그렇다면 한발 늦춰 받아야 하는데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는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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