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분위기의 표지가 눈길을 끕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무거움으로 독자를 끌고 들어가네요. 1830년대 스위스 산골마을의 현실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첫 장을 넘기면 보이는 새 한 마리. 험준한 산을 자유롭게 넘을 수 있는 것은 저 새들뿐이라는 이야기일까요?
주인공 조르지오는 엄마와 늘 열심히 일합니다. 주변 산은 험하고 험해서 가파른 절벽을 올라가서야 가축들에게 먹일 풀을 구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마을에 슬픈 운명처럼 아이들을 사러 다니는 어른이 나타납니다. 딱 6개월만 일하면 30프랑을 주겠다는 겁니다. 가난한 산골마을에서 아이들을 이탈리아 밀라노에 굴뚝 청소부로 팔기 위해서입니다. 6개월이란 시간은 많은 아이들이 힘겨운 노동과 영양 결핍 그리고 폐병에 걸려 죽어가는 시간입니다.
6개월에 30프랑이란 말은 주문과도 같았습니다. 산골의 삶은 언제나 힘겨웠지만 이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30프랑이 떠오릅니다. 결국 조르지오는 밀라노로 떠납니다.
이 글은 1941년에 발표돼 다양한 장르로 재창작됐고 2013년에 그림 작가가 그래픽 노블로 출간했습니다. 아이들이 읽기 쉽게 내용을 간추리고 감정선이 그림을 따라가도록 했습니다.
여러 일을 겪고, 10년 뒤에 조르지오는 선생님이 되어 돌아갑니다. 혼자 걸어 내려와야 했던 길을, 말을 타고 가고 있습니다. 저 산골마을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겠지요. 그림 작가는 이 변화에 주목합니다.
마지막 장, 그 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현대인의 뒷모습을 보니 그렇습니다. 이 산골마을,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한 스위스의 작은 마을 테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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