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 컴백작 느슨한 댄스곡보다 새 단장 발라드 돋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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젝스키스 컴백작 ‘2016 Re-Album’

 일본 아이돌 시스템에서 적잖은 부분을 가져와 기획된 점, 후발 주자로 H.O.T.란 강적과 경쟁해야 했다는 점은 젝스키스(1997년 데뷔)의 한계이자 동력이었다.

 묵직한 전기기타 사운드와 정신분열적 랩이 뒤섞인 데뷔 곡 ‘학원별곡’, 일본 가요풍 단조 멜로디와 당시 유럽발 테크노 열풍이 반영된 ‘Com’ Back’을 다시 들어보면 그 시기 한반도에 잠깐 존재한 ‘변종 팝’의 극점이 보인다. 록 기타, 클럽 비트, 운율을 무시한 랩의 이종교배는 유치하지만 때로 신선했다.

 16년 만에 재결합한 젝스키스가 낸 ‘2016 Re-Album’(1일 발매·YG엔터테인먼트·사진)은 옛 히트 곡 10개를 다시 편곡해 녹음한 앨범이다. 에어플레이, 퓨처 바운스 등 YG 프로듀서 팀이 편곡을 맡았다. 옛 곡의 향수를 살리면서 유행 지난 소리의 색을 업데이트해야 하니 YG의 고심이 컸으리라.

 트랩, EDM, PBR&B 등 요즘 장르의 요소를 도입했지만 일부 난제를 풀기엔 역부족이다. 좀 난잡하다 싶을 정도였던 원곡의 편곡이 21세기식 미니멀리즘으로 정돈되는 과정에서 중독성을 지닌 거친 입자도 잘려나갔다. 댄스곡들에서 특히 그렇다. 원곡보다 느리고 저음에 치우친 ‘Com’ Back’에선 록 기타 사운드가 21세기식 전자음으로 대체됐는데 원곡의 정수인 긴박감이 빠졌다. ‘학원별곡’의 아쉬운 점도 비슷하다.

 그래도 미디엄 템포 댄스곡을 라틴풍 발라드로 바꾼 ‘연정’, 레게와 EDM의 낙차를 설계한 ‘무모한 사랑’의 새 해석은 재밌다. 발라드들이 낫다. 새로운 ‘커플’의 물방울처럼 탄력 있는 공간감이 돋보인다. ‘커플’ ‘예감’에서 원곡에 생기를 더한 고지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은 아쉽다. ★★☆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젝스키스#2016 re-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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