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은 토요일마다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대규모 집회 열리는 토요일 저녁 로비에 관객-집회 참석자 가득… 안전-시설 문제로 전 직원 출근
“공연 취소 늘어 피해 크지만 광화문의 랜드마크로서 집회 참석자 편의 배려할 것”

서울 광화문광장 바로 옆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옥상은 사진기자들이 촛불집회의 전경을 찍기 위해 애용하는 장소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 광화문광장 바로 옆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옥상은 사진기자들이 촛불집회의 전경을 찍기 위해 애용하는 장소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앞 로비. 메시아 연주회가 대극장에서 열리고 있었다. 공연 중임에도 로비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추위를 피하고,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한 촛불집회 참석자들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집회 중심지인 광화문에서 가까운 세종문화회관은 집회 참석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쉼터”라고 말했다.

 서울의 공연 중심지의 하나인 세종문화회관이 한 달 넘게 집회의 중심지로 변했다. 집회로 인해 매주 토요일마다 세종문화회관은 ‘비상’이다. 공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개방하는 로비는 관객과 집회 참석자들로 가득하다. 안전 문제 등으로 직원들이 거의 다 출근한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안전관리팀과 시설관리팀을 비롯해 거의 전 직원이 주말 휴일을 반납하고 토요일마다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토요일 공연 당일 원활한 공연 관람을 위해 관객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고, 차를 몰고 올 경우에 대비해 주차장 안내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집회로 인한 관객 감소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M씨어터, 체임버홀 등에서는 매주 토요일 공연이 있다. 집회로 발생하는 혼잡 등을 우려한 관객들이 공연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12일 열렸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최사인 한국오페라단 박기현 단장은 “공연 전날 수백 석의 단체 관객 취소표가 발생해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26일 대극장 무대에 올랐던 오페라 ‘맥베드’도 공연 전날 취소하는 고객이 적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12월이 공연 성수기이지만 매출 측면에서 꽤 타격이 있다”고 말했다.

 관객 중 일부는 공연 뒤 곧바로 집회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다. 한 관객은 “공연 뒤 집회에 참석하려고 옷도 두껍게 입고 왔다. 객석에서의 대화를 들어보니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회 광경을 담기 위한 영상, 사진 매체들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옥상은 집회 광경을 담기 위한 최적의 장소 중 한 곳이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공연장 관리에 옥상 관리까지 담당하다 보니 인력이 모자란 상황이다. 그래서 공동취재단을 구성하면 옥상을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의 중심지이자 공연의 중심지가 된 세종문화회관은 앞으로도 관객과 집회 참석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광화문의 랜드마크는 광화문과 세종문화회관이라고 생각한다”며 “진행 중인 공연, 전시 등을 무사히 마쳐야 할 의무가 있는 한편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임무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세종문화회관#촛불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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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16-12-06 11:13:09

    잘 다듬어놓은 대한민국이 빠르게 망해가는 현장을 여러분은 직접 보고 계십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가발전엔 내몰라라 외면하면서 망하길바라는 마음은 너무 급하네요...부끄럽습니다 이웃 중국과 일본 동남아 국가들보기가~많은수 폭도들의 분별없는 행위가 자랑스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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