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담월 송서율창 제전이 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경기 명창 담월(淡月) 묵계월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글읽는 소리의 대중화를 위해 사단법인 서울전통문화예술진흥원(이사장 유창·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1호 송서율창 보유자)이 주최한 대회다.
송서(誦書)란 소설, 고문 등 산문을 읽는 소리로 전문 음악가들이 예술성을 가미해 읽기 시작하면서 국악의 한 장르가 됐다. 율창(律唱)은 시 등 운문을 읽는 소리다.
이날 경연에는 초등학생부, 중·고등학생부 및 신인부, 일반부, 명인부 5개 부문에 걸쳐 200여명이 넘는 경연자가 참여해 천자문, 삼설기, 계자제서, 전죽벽부, 명심가, 촉석루 등 주옥같은 송서와 율창을 경연했다. 국악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많았다. 초등학생부에는 50여명이, 직장인이 중심이 된 신인부에는 100여명이 몰렸다.
특히 이날 맑은 목으로 낭랑하게 고서설 삼설기를 불러 초등부 장원을 차지한 추명연 군(11·강원 태백 장성초등학교)은 송서를 배우기 위해 초등학교 3학년때인 3년 전부터 매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강원도 태백에서 서울로 상경한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추명연 군이 부른 삼설기(三說記)는 세 명의 선비가 백악산에 봄놀이를 갔다가 술에 취해 황천에 들어가 염라대왕 앞에 각기 소원을 말하는데, 세 번째 선비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 지옥으로 추방되었다는 내용의 불교설화에 기반한 풍자적인 고소설이다. 일제강점기 가객 이문원만이 가지고 있던 것을 경기명창 묵계월이 배워 현재 서울시 무형문화재 송서율창 보유자인 유창 명창에게 전승한 대표적인 송서이다.
한편 24명의 송서율창 명창들이 참여해 국회의장상을 놓고 벌인 명인부 대상에는 역시 송서 삼설기를 부른 김선주 씨(여·29)가 차지했다. 김 씨는 송서율창뿐만 아니라 경기민요 명창으로도 유명한 차세대 소리꾼으로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며 초대 담월 송서율창 경연대회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차지했다. 이외에 부문별 대상은 △중고등부 이송미(18) △신인부(예샘소리단) △일반부 고영란 씨(50)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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