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를 잘 맞췄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어린 왕자’는 가족무용극이다. 현대무용이 낯선 성인과 처음 접하는 어린이 모두 만족할 수 있게 꾸며 가족이 함께 볼 연말 공연으로 안성맞춤이다.
생텍쥐페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 ‘장화, 홍련’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의 감독 김지운이 구성과 대본을 맡았다. 영화음악, 클래식, 뮤지컬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정재일이 음악을,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전 단장이 직접 안무했다.
우선 그림자놀이, 모자 뺏기 놀이, 탱탱볼 놀이 등을 안무와 결합했다. 보고 있으면 무대로 나가 함께 놀고 싶은 기분이 든다.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안무다. 영상도 적극적으로 춤에 접목했다. 공연 중반에 무용수가 숫자로 이루어진 공 영상의 움직임에 맞춰 공을 들거나 던지는 움직임을 표현한 장면은 꽤 인상적인 볼거리다.
‘어린 왕자’의 주인공 역을 맡은 그룹 위너의 김진우도 첫 현대무용 도전에 박수를 보낼 만했다. 김진우는 공연 중반까지 세트에 올라가 있거나 공중에 매달려 별다른 춤을 추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연 후반 혼자 춤추는 장면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흥겨움을 더한다.
공연 전 원작 소설 ‘어린 왕자’를 아이들과 함께 읽고 간다면 몰입도가 높아진다. 9∼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초등학생 이상. 2만∼5만 원. 02-3472-1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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