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여성의 인권은 21세기의 해결되지 않은 숙제와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여성 총리가 국정을 이끄는 영국, 독일 등은 그나마 낫다. 여성은 운전도 못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무더위에도 온몸을 감싸는 부르카를 입어야 하는 아프가니스탄 같은 나라도 있다. 지금도 세계의 많은 여성들은 억압과 편견, 불평등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만약 이들에게 슈퍼 파워가 생긴다면 어떨까?
‘더 파워’(사진)는 이런 가정으로 시작한다. 런던 조직폭력배 두목의 사생아인 록시는 어느 날 아버지의 복수를 하러 온 다른 조직 단원들에게 붙잡힌다. 어머니는 록시가 보는 앞에서 참혹하게 살해당한다. 이를 본 록시에게 순간 알 수 없는 힘이 솟아난다. 온몸의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뜨거워지더니 몸에 강한 전류가 흐른다. 록시의 손을 스친 폭력배들은 고압 전류에 감전돼 큰 부상을 당하거나 숨진다.
미국 중부의 소도시에 사는 앨리는 여느 때처럼 양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위탁 가정을 전전하던 앨리는 양어머니의 묵인하에 끊임없이 폭력에 노출됐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하던 때, 앨리의 몸에서 강한 전류가 발생하고 이에 감전된 양아버지는 즉사한다. 경찰이 오기 전에 도망친 앨리는 버스와 차를 얻어 타고 멀리 떨어진 수녀원에 몸을 의탁한다.
전류는 십대 소녀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다. 소녀들은 능력을 갖지 못한 다른 소녀들에게 기술을 전파하고 함께 연습하며 힘을 발전시킨다. 이는 곧 소녀들의 엄마, 할머니, 이모, 여동생 등 나이를 막론하고 세계적으로 번진다. 여성들은 더 이상 부당함을 참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나 인도의 델리에서도 여성들이 남성을 제압하고 공격한다.
남성들은 여성을 두려워하며 절대로 거리에 혼자 다니지 말고 단체 행동을 하라는 당부를 듣는다. 남학생 부모에게서 항의를 받은 학교는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마주치지 않게 한다.
당국은 이는 여자들에게만 전염되는 일종의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결론 내리고 그들에게 백신을 맞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들이 여성을 막을 수 있을까? 전례 없는 힘을 갖게 된 여성들은 어떤 사회를 꿈꾸는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주요 주가지수인 FTSE100에 속한 기업 가운데 여성이 최고경영자(CEO)인 회사는 7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여성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야로 알려진 출판계조차도 최근 여성 CEO가 줄고 있다고 한다. 정계는 그나마 낫다. 650명의 국회의원 중 192명이 여성이며 현재 영국의 총리도 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는 듯하다. 올해 10월에 출간된 이 책은 여성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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