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또다시 놀라게 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4일 03시 00분


○ 최철한 9단 ● 이창호 9단
54기 도전 4국 3보(30∼37)

 아니나 다를까. 흑 ●의 노골적 끊음에 대해 최철한 9단은 백 30부터 시작하는 우회로를 찾아냈다. 그러자 백에게 날린 강펀치였던 흑 ●는 상대의 얼굴에 닿지 못하고 허공을 가른 셈이 되고 말았다.

 백 34까지 선수로 벽을 만든 뒤 백 36을 두자 흑 ●는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백 30∼34는 이창호 9단 수준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진행이다. 검토실에선 “이 9단이 이걸 못 봤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흑 ● 같은 실착을 보면 확실히 이 9단의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검토실에서는 흑 ● 대신 참고 1도 흑 1로 뒀어야 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백 2로 젖히면 흑 3으로 건너붙이는 수가 성립한다. 백도 내친걸음에 8까지 둬야 하는데, 흑은 하변 백을 수중에 넣으며 두둑한 실리를 챙길 수 있어 만족이다.

 그런데 흑 37이 또 한 번 검토실 관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예상은 참고 2도 정도의 수순이었다. 이 9단은 백 8까지 우변이 깨지는 게 싫었던 것 같은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국수전#결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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