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에서 다이어리-포토카드까지… 아이돌 ‘시즌 그리팅’ 팬덤 달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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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젝스키스가 최근 낸 ‘시즌 그리팅’ 세트(위)와 러블리즈의 ‘시즌 그리팅’에 수록된 사진. YG엔터테인먼트·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젝스키스가 최근 낸 ‘시즌 그리팅’ 세트(위)와 러블리즈의 ‘시즌 그리팅’에 수록된 사진. YG엔터테인먼트·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시장에서 ‘시즌 그리팅’이 연말 상품의 새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시즌 그리팅은 어디서 온 말일까. 영어권의 연말연시 인사말 ‘season's greeting's’가 출발점이다. 대개 연하장에 실리는 문구로 기억되지만 업계에 따르면 대체로 5년 전부터 아이돌 연말 상품 세트가 기획사와 팀을 막론하고 ‘시즌 그리팅’으로 통일됐다. 대개 다이어리 달력 포토카드 포스터 등으로 구성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올해에만 아이돌 그룹 30개 팀이 시즌 그리팅을 출시했다. 가격은 2만5000원(AOA)부터 5만5000원(2PM)까지 다양하다. 3만5000원짜리 구성이 많다. 이들은 온라인 음반 베스트셀러에서 CD 음반들을 누르고 최근 10위권에 집중 포진했다. 시즌 그리팅은 음반이 없지만 아이돌 팬들이 사다 보니 음반 판매 순위에 넣었다. 알라딘 음반담당 MD 최찬구 과장은 “아이돌 ‘시즌 그리팅’ 상품은 2009년 카라의 ‘2010 시즌 그리팅 카라다이스’ 1종에서 출발해 2011년, 2012년에 본격화돼 점차 늘었다”면서 “올해는 12일까지 판매량만으로 이미 전년 대비 130%를 넘어섰다”고 했다.

 기획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첫째 이유는 통상 1만 원대인 달력이나 음반에 비해 부가가치가 월등하다는 점이다. 가요 홍보대행사 포츈엔터테인먼트의 이진영 대표는 “시즌 그리팅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초의 두 시즌을 아우를 수 있는 애매모호한 단어”라면서 “‘시즌’은 겨울, 연말, 연초처럼 시기를 특정한 표현을 피할 수 있어 상품 재고가 남아도 사시사철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고가인 만큼 탄탄한 팬덤과 시장성이 보장돼야 출시가 결정된다. 음반 판매량이 최소 5만∼10만 장은 돼야 내볼 만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엔 메이킹 필름(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 DVD까지 수록하는 경우가 많다. 시즌 그리팅만을 위한 영상과 사진 콘텐츠를 따로 제작해야 하므로 보통 작업이 아니다. 한 중견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10월부터 기획과 촬영에 들어갔다”면서 “마진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품질과 구성에 신경을 쓴다. ‘A그룹 것이 B그룹 것보다 낫다, 못하다’는 식으로 팬덤 간에 비교가 되므로 다른 기획사의 동향과 트렌드를 주시한다”고 말했다.

  ‘굿즈’ 시장은 날로 성장해 올해 전체 매출 2000억 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연말 시장의 비중은 작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1세대 아이돌인 S.E.S.와 젝스키스가 재결합해 각각 SM, YG와 계약하고 상품 제작을 서두른 것에 주목한다. 한 가요기획사 대표는 “1세대 아이돌 재결합은 연말 공연과 상품 구매에 적극적인 2535세대(25∼35세)를 잡는 노른자위 카드”라고 했다.

 젝스키스는 9월 재결합하면서 예전의 그룹 로고를 새로 교체하고 콘서트 현장에서 20여 종의 굿즈를 새로 제작해 판매했다. YG 관계자는 “관객 1인당 5개꼴로 굿즈가 팔렸다”고 했다. 젝스키스 공연엔 2만 명이 몰렸다. S.E.S.는 30, 31일 재결합 콘서트를 연다. SM 관계자는 “응원봉, 탁상달력, 키링 등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시즌 그리팅#굿즈#러블리즈#젝스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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