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에서 피란민 구조에 기여한 현봉학 박사(오른쪽). 해병대는 19일 현 박사에게 보국훈장 통일장과 해병대 핵심가치상을 수여했다. 해병대 제공
해병대는 6·25전쟁 당시 많은 피란민을 구하고 해병대 발전에 기여한 현봉학 박사(1922∼2007·사진)에게 보국훈장 통일장과 해병대 핵심가치상을 수여했다고 19일 밝혔다. 훈장과 상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앞에서 열린 현 박사 동상 제막식에서 장녀 에스더 현 씨에게 전달됐다.
1950년 12월 흥남철수 작전 때 해병대 문관(통역)이었던 현 박사는 피란민을 함께 데려가 달라고 미군에 요청했다. 당시 작전을 지휘한 에드워드 아몬드 미 10군단장은 현 박사의 간곡한 제의를 수용해 미국 화물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 등 배 11척으로 피란민 9만8000여 명을 무사히 구출했다. 이 공로로 현 박사는 ‘한국의 쉰들러’로 불린다. 체코 출신인 오스카 쉰들러(오스카어 신들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로부터 유대인 1200명의 생명을 구한 인물이다. 현 박사는 미군의 최신 무기인 자동기관총을 공수해 한국 해병대의 열악한 장비를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휴전 이후 현 박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대학들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임상병리학 연구에 큰 업적을 남겼다. 2007년 뉴저지 주 뮬런버그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해병대는 현 박사의 공적을 기려 2002년 ‘명예해병’으로 위촉하고, 그의 해병대 문관 재직 기록 등을 국가보훈처에 제공했다. 보훈처는 현 박사의 공적을 인정해 보국훈장 서훈 결정을 내렸다.
이상훈 해병대사령관(중장)은 “해병대가 오늘날 강력한 신속기동부대로 거듭난 데는 현 박사의 공이 컸다”며 “그의 애국애민 정신을 전 장병이 교훈으로 삼아 국가 방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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