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네이버에서 연재를 시작한 웹툰 ‘아일랜드 2부’는 두 손 모아 기원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래, 아직 초반일 뿐이야. 역시 첫술에 배부를 순 없는 거라 증명해주길. 제발. 무려 15년을 기다렸단 말이다.
윤인완 양경일 콤비의 ‘아일랜드’는 엄청난 만화였다. 1997년 선보인 이 판타지 호러물은 등장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선악의 경계가 모호한 남녀 주인공, 제주도를 무대로 출몰하는 한국형 악령들. 여기에 섬뜩하면서도 짜릿한 스토리와 그림체는 “드디어 한국도 1980년대 일본 만화 ‘공작왕’(오기노 마코토)에 견줄 작품이 나왔다”는 극찬을 받았다. 2001년 단행본 7권으로 갑작스레 마무리됐음에도 1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그런 작품이 돌아온다니. ‘왕의 귀환’이란 환영사가 쏟아졌다. 게다가 ‘청소년 구독 불가’. 오오, 얼마나 강력한 컴백을 보여주려고. 5월부터 약 5개월 동안 1부(기존 작)를 다시 온라인에 연재할 땐 찔끔 눈물이 난 적도 있었다. 이 책을 읽던 자취방의 친구 놈은 지금 미국에서 뭐하고 있으려나. 근데…. 2부는 자꾸 손톱을 잘근잘근 물어뜯게 한다.
장기 공백을 무시한 채 그냥 어제 일처럼 이어진 설정은 그렇다 치자. 근데 이야기를 푸는 방식이 예전 그대로다. 뭣보다 현재 웹툰에 익숙한 눈높이에선 너무 속도가 느슨하다. 긴장감이 떨어진달까. 게다가 ‘하이브’나 ‘갓 오브 하이스쿨’보다 훨씬 덜 잔인한데 왜 19금인지 모르겠다. 혹 전자담배 피워서?
물론 아직 평가를 내리긴 이르다. 허나 22일 공개된 7화를 보며 문득 걱정은 더 커졌다. 왠지 직진 길 놔두고 한참 돌아갈 기미까지 보이니. 하아, 어쩌면 변한 건 우리가 아닐는지. 끝까지 볼 테지만, 아사코도 세월을 비켜가진 못하는 건가. 일단 별점은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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