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면 힘들 때 곁에 있어 주고, 방향을 잃었을 때 같이 머리를 맞대준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림책 ‘친구에게’(김윤정 지음·국민서관·2만8000원)는 친구를 위하는 마음을 투명한 OHP필름을 사용해 마술처럼 표현했다. 왼쪽 페이지에 파란 옷을 입은 아이가 홀로 앉아 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이 있다. 그 사이에 투명한 필름이 끼워져 있다. 이 필름 위에는 연두색 옷을 입은 아이가 그려져 있다. 처음엔 연두색 옷을 입은 아이가 아이들 무리와 함께 있지만 필름을 왼쪽으로 넘기면 연두색 옷을 입은 아이가 파란 옷을 입은 아이 옆에 앉게 된다. ‘네가 혼자라고 느낄 때도 나는 항상 네 편이야’라는 문장과 함께. 필름 하나로 이야기를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바꾸다니! 저자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놀랍다. 필름을 넘길 때마다 친구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점점 더 진하게 전해져 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