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당랑규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6일 03시 00분


○ 홍기표 4단 ● 이창호 9단
53기 결승 4국 2보(20∼29)

 흑 21 때 백의 다음 수가 어렵다. 첫 번째로 떠오르는 수는 참고 1도 백 1로 두는 것. 이런 모양에서 흔히 쓰이는 수인데 지금은 흑 2 때 곤란하다. 백 3으로 둘 수 있어야 하는데 흑 4가 선수. 백 3 한 점이 달아나기 어렵다.

 그런데 문제는 백 22, 흑 23을 교환한 다음에도 백이 참고 2도 백 1처럼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때는 흑이 2로 귀에 붙여 변신한다. 흑 10까지 귀에서 크게 살게 되는데 흑 23이 백 세력을 견제하는 명당에 있게 된다. 백은 실리 부족에 허덕일 가능성이 높다.

 백 28까진 서로 무난한 행마. 두 기사의 기풍대로 초반 무난하게 가는가 싶었는데 흑 29가 검토실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은 수. 귀의 실리를 지키면서 백의 약점인 A의 급소를 엿보자는 것인데 지금은 흑에게 닥칠 위험부터 막아야 했다. 사마귀가 매미를 잡기 위해 집중하다가 정작 자신의 위험을 깨닫지 못했다는 당랑규선(螳螂窺蟬)의 고사성어와 마찬가지다. 여기서 백은 흑을 꼼짝없이 옭아맬 수 있었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국수전#결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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