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청계천 책방]당신의 책 한줄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1일 03시 00분


 책과 어울리고 때론 씨름하다 보니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됐다. 하루하루는 길었던 것 같은데 일 년은 왜 이리도 빨리 지나가는 걸까. 머릿속에 맴도는 시구가 하나 있다. ‘덜 것도/더할 것도 없다./살았다.’ 김용택 시인이 생을 회고한 시 ‘그동안’의 마지막 부분이다. ‘울고 들어온 너에게’(창비·8000원)에 실렸다.

 시를 읽다 이 구절에 한참 시선이 멈췄다. 지나온 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꽤 괜찮게 살아온 인생이 아닐까. 지금까지 보낸 시간을 돌아봤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도 가늠해 봤다. 긴 시간이 지난 후 이토록 담백하게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마음에 담아 둘 글 한 자락을 만난 게 작은 위안이 된다. 그 무엇이 됐든 삶을 지탱해 줄 버팀목 하나를 발견해 낸다면 좀 더 든든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김용택#그동안#울고 들어온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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