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필사의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4일 03시 00분


○ 홍기표 4단 ● 이창호 9단
53기 결승 4국 9보(94∼105)

 2016년 세계 바둑계에서 한국은 극심한 흉작을 겪었다. 2월 강동윤 9단이 LG배를 우승한 것 말고는 모든 타이틀이 중국 손에 넘어갔다. 지난해 말 박영훈 9단이 춘란배 결승에 오르는 희소식을 전한 만큼 올해는 한국 바둑의 부활을 기대한다.

 흑 ●의 끊음으로 백 ○ 넉 점이 중앙에서 완전히 고립됐다.

 흑의 병사들은 곳곳에 매복해 있는데 백의 구원병은 너무 멀리 있다. 백이 빠른 걸음으로 달아나고 싶어도 주변 흑이 워낙 강해 중간 허리가 끊길 수 있다. 그래서 백 96 같이 보폭을 좁히며 행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흑 97, 99로 흑 포위망을 더욱 강력하게 쳐놓자 백은 답답할 따름이다. 백 100의 필사의 탈출도 흑 101로 가로막힌다. 백말의 생존 확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노려볼 흑의 약점은 백 104의 곳. 여기가 그나마 전체 흑의 포위망 중 허술해 보이는 곳이다. 홍기표 4단은 여기서도 막힌다면 돌을 던질 요량이다.

 이때 흑 105로 강력하게 끊어갔는데, 이게 다 잡은 백말을 막판에 풀어준 격이 됐다. 참고도 흑 1처럼 뒤로 물러 받았다면 백말 사냥에 성공했을 것이다. 백은 어떻게 흑의 포위망을 뚫어야 할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국수전#결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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