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세 명이 돈 벌러 나섭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신중하게 인터넷을 검색한 후, 하나하나 실천해 갑니다.
첫 단계, 부모님께 손 벌리기는 패스. 두 번째 단계, 빈 병 줍기는 세 명이 두 시간 움직이고 620원. 세 번째 단계, 전단 돌리기 알바를 통해 세상이 무섭다는 교훈을 얻으며 5000원 획득. 네 번째 단계 삥 뜯기(!), 아무리 찾아도 만만한 대상이 없고 중학생들에게 되레 당할 뻔하다가 도주로 마무리. 마지막 단계, 무료 콘서트 표를 구하기 위해 줄 서주기. 몇 시간 줄 서서 표를 구했지만 줄 서는 동안 그 밴드가 궁금해져서 콘서트 즐겨버림. 도합 남은 돈은 5620원. 아니, 삥 뜯으려 할 때 껌 산 돈 500원을 빼니 5120원. 일주일간 노력의 대차대조표입니다.
“그럼, 우리 이제 돈 그만 벌어?”
이야기는 그렇게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돈을 번다는 의미에서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가 마음에 남아 있겠죠. 도덕성이나 삶의 즐거움, 개인의 취향 같은 것 말입니다.
저자는 초등학교 5학년의 삶을 유연하게 그려냅니다. 5학년의 매력은 사회의 흐름을 조금씩 알기 시작하면서 자기 의견을 내놓고 싶지만 정확히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고 삐딱한 태도를 보이는 데 있습니다. 작가는 이 지점의 충돌을 정확히 잡아냈습니다. 그의 시각은 아버지라기보다 삼촌 같습니다. 함께 달려가다 넘어질 때는 잽싸게 잡아 줄 것 같은 든든하고 유쾌한 동행자입니다.
전작 ‘기호 3번 안석뽕’에서는 5학년의 시각으로 보는 정치를, ‘소리 질러, 운동장’에서는 문화를, 이 책에서는 경제를 말합니다. 사회 동화 3부작의 마무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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