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교단의 총회장인 이성희 목사는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 개신교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사회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며 변화와 회개를 촉구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입니다.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입니다. 한국 교회가 종교개혁의 해를 맞아 좀 더 정신 차리고, 사회개혁에 더욱 시선을 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의 이성희 총회장(68)은 5일 열린 간담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이 총회장은 “엄밀히 말하면 올해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500주년 되는 해”라며 “그보다 앞서 한 세기 전에 얀 후스가 있었고, 장 칼뱅이 이어가는 등 종교개혁은 마르틴 루터 혼자서 이룬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루터의 종교개혁이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원리적 측면에 집중했다면 칼뱅의 종교개혁은 사회개혁, 사회운동적 측면이 강했다”고 했다. 칼뱅의 신학 노선을 따르는 장로교회가 사회개혁에 보다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말도 이어졌다.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계기로 일어나는 한국 개신교회의 개혁 노력이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2019년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1919년 3·1운동 당시만 해도 개신교는 독립운동을 이끌며 민족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당시 20만 신자들이 3·1운동을 주도했지요. 민족대표 33인 중 개신교인이 많았고 지방에선 교회들이 독립운동의 거점이었습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개신교가 변화하고 개혁된 모습으로 민족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총회장은 또 “한국 경제가 압축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노동현장의 문제 등이 발생했듯 한국 교회도 성장하면서 주위를 살피지 못했다”며 “오늘날 한국 사회가 교회를 외면하는 것은 교회가 사회를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설적이지만 교회가 ‘성장 신드롬’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며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면적 성숙을 이루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신교의 오랜 과제로 꼽히는 교회 통합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현재 개신교 23개 교단이 참여하는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출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하나로 되기 위한 개혁정신이 그 어느 시기보다 필요합니다.”
한교총은 9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출범을 위한 예배를 가질 예정이다. 이 총회장은 1985년부터 3년간 미국 남캘리포니아 동신교회 담임목사를 지냈으며 1990년부터 종로 연동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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