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매서운 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7일 03시 00분


○ 이세돌 9단 ● 목진석 9단
52기 도전 4국 5보(45∼57)

 백이 귀에 들어오자 흑 ○로 막은 것은 일종의 기세. 백 ○에 대한 공격을 노리는 것인데 지금은 그냥 우변을 지키는 편이 더 편했다. 실전은 백이 우변에서 뚫고 나가는 형태여서 흑의 보고가 무너지는 느낌. 흑 우변은 초반부터 키워 온 곳인데 너무 쉽게 내주는 것 같다. 그나마 흑 47이 마지막 기회였는데 목진석 9단은 평범한 정석을 따른다. 흑 47로는 먼저 49의 곳에 끊어 볼 만했다. 백은 끊은 돌을 잡는 것이 정수. 이 경우 저지선이 뒤로 물러나긴 했지만 흑이 우변을 지킬 수 있다.

 이후는 정석 진행. 우려한 대로 백 56을 빼앗기자 우변 흑 진이 별 볼 일이 없어졌다.

 흑이 이렇게 우변을 선선히 내준 것은 아까 말한 대로 백 ○를 노리고 있는 것. 백 ○에 대한 공격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에 흑 57로 백의 퇴로를 막는 수순을 선수하려고 했다. 참고도 백 1처럼 밑으로 받으면 흑 2를 선수한 뒤 4로 붙여 간다. 이건 백 ○가 심하게 공격받게 된다.

 물론 백은 참고도처럼 둘 순 없다. 그렇다면 A로 늘어 반발하는 것이 정답인데 이게 성립될 수 있을까. 이세돌 9단의 눈이 매서워졌다. A로 둔 이후의 변화를 읽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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