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아들은 비행기에 열광한다. 어찌 아셨을꼬. 지난해 산타 선물도 레고 비행기였다. 요즘은 종이비행기에 꽂혔다. 손재주 없는 아비 닮았나. 얼기설기 만져 힘껏 날려봤자 툭. ‘쓸쓸하고 찬란하신’ 체공. 그래도 우아 감탄하는 아이. 발그레한 뺨이 무척 탐스럽다.
기껏해야 종이비행기 아니냐고? 연탄불처럼 함부로 무시하지 마라. 세계기록을 가진 미국 존 콜린스 씨는 70m나 날렸다. 공기역학까지 배우며 하루 5시간씩 훈련했다. 물건을 배달하는 종이비행기 드론도 미국에서 나왔다. 일본의 한 교수는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날려 보내는 연구를 진행한 적도 있단다.
‘winds of revenge(복수의 바람·사진)’란 플래시게임도 있다. 종이비행기로 얄미운 직장상사를 맞히는 놀이다. 주말 촛불집회에선 국민의 분노가 담긴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가 벌어진다. 담긴 마음 따라 종이비행기는 천변만화한다.
사소한 건 없다. 하찮게 여기는 편견이 있을 뿐. 어디로 얼마큼 날아갈진 알 수 없겠지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