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장우 씨(61·사진)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전국을 다니며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을 교육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에이랜드 등에서도 강연했다.
임원들은 이 씨와 비슷한 50, 60대의 중장년층이기 때문에 SNS라는 개념 자체를 생소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SNS의 개념부터 기본적인 활용 방법까지 교육하면서 임원들이 SNS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도 연다. 그가 2015년 2월 ‘Being Mobile’이라는 제목으로 모바일 시대에 SNS가 갖게 될 영향력을 다룬 강연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왔다.
쓰리엠(3M) 한국법인에서 25년간 마케팅 매니저로 일한 이 씨지만 SNS는 당초 먼 나라 이야기였다. 대중매체를 통한 마케팅 방식에만 익숙했던 이 씨는 퇴직 후인 2009년 일본에 갔을 때 SNS에 눈이 번쩍 뜨이는 순간을 맞았다. 일본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당시 돌풍을 일으킨 트위터를 필두로 SNS 관련 서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중매체의 시대는 가고 SNS가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임을 직감한 이 씨는 같은 해 11월 미국 뉴저지주립대에서 연 SNS 단기 강좌를 듣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강좌를 통해 그는 SNS의 역사, 필요성, 활용방안 등을 배웠다. “학생들이 다 놀라워했어요. 단지 이 강좌를 듣기 위해 이 추운 날에 미국까지 왔냐고 물었죠. 그때를 기점으로 인도네시아, 프랑스 등 SNS 확산이 빠른 국가들을 방문해 각종 콘퍼런스를 다 찾아다녔습니다.”
이 씨는 기업의 임원들이 SNS를 활용한 마케팅을 배우기 위해 자신을 찾는 이유를 ‘눈높이 교육’에서 찾았다. 젊은 세대들이 SNS를 설명하는 것보다 연령대가 비슷한 자신이 그들의 수준에 맞게 설명을 해 줄 때 더 이해가 빠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너도 인스타그램 해? 너도 하는데 난 왜 못 해?’ 중장년층들이 저를 보며 이런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씨의 눈높이 교육은 새로운 것에 대한 중장년층의 두려움을 무너뜨렸다. 이 씨의 강연 덕분에 ‘자녀 세대와의 소통에 성공했다’며 기뻐하는 임원도 있었다. “한 외식회사 회장님 앞에서 강연을 할 때 미국에서 대세가 된 스냅챗을 소개한 적이 있어요. 바로 다음 날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스냅챗으로 메시지를 보냈더니 평소와 다르게 빠른 답장이 왔다며 정말 기뻐하셨죠.”
그의 스마트폰에는 SNS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앱)만 40개가 깔려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대중적인 SNS는 물론이고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한 스냅챗까지 안 하는 SNS가 없다. “너무 많아서 복잡하지 않으냐고요? 최대한 많이 써보세요. 경험만큼 좋은 선생님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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