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가 백에 낸 마지막 시험. 이 문제마저 백이 맞히면 그대로 승리한다. 이세돌 9단이 뜸을 들여 수를 읽더니 자신 있게 백 36을 내려놓는다. 당연한 이 한 수로 별다른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이때 목진석 9단은 흑 39로 슬쩍 흑의 옆구리에 붙이는 수를 둔다. 모양은 이상한데 역시 뭔가 노림을 숨기고 있다. 그냥 평소의 상식대로 참고도 백 1로 받아 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흑이 품고 있던 비수가 나온다. 흑 2, 4로 끊어 바로 수가 난다. 백 5로 지킬 수밖에 없을 때 흑 6, 8로 패가 나는 것. 불리한 흑으로선 이렇게 패가 나면 팻감과 상관없이 감지덕지한 일이다.
그러나 이 9단의 수읽기는 이런 요수(妖手)에 속을 정도로 허술하지 않다. 백 40으로 흑의 예봉을 살짝 피한다. 물론 그 대가로 중앙에서 상당한 끝내기를 당했지만 하변 흑 말을 잡아놓은 것이 여전히 든든한 밑천이다. 백이 마지막 흑의 까다로운 문제를 깔끔하게 풀어내며 이젠 결승선을 통과하기 일보직전이다.
흑 49로 끊은 것은 상변 백 5점을 잡자고 하는 수라기보단 돌 던질 명분을 찾는 수. 백 50의 맥을 보고 목 9단이 돌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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