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네 산맥과 알프스 산맥을 자전거를 타고 넘는 거친 숨소리. 지난달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는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사진)이었다.
희귀암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20대 청년 윤혁이 ‘투르 드 프랑스’ 3500km 풀코스를 완주한 실화를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죽음을 앞둔 청년의 도전도 대단했지만, 더 눈길을 끈 것은 그 꿈을 돕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었다. 함께 자전거를 달려준 휴학생, 자전거 수리점을 하는 선배, 두 달간 휴가를 낸 의사, 저예산 영화감독….
영화는 아름다운 장면만 나오지 않는다. 좋은 뜻으로 생업까지 포기하고 도와주러 나섰던 팀 동료들끼리 싸우고 상처 입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엔딩 장면에서 윤혁은 병상에서 죽음을 앞두고 영화 편집본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내겐 암세포가 꿈을 실현할 기회였다”며 도와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과연 평생 한 번이라도 다른 이의 간절한 꿈을 이루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영화가 끝난 후 떠오른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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