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반격에도 능한 알파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구리 9단
3국 3보(32∼44)

흑 ○로 붙여간 것은 정수. 좌상 흑이 생각보다 허약하기 때문에 일종의 보강도 겸하고 있다. 알파고는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백 32, 34로 죽죽 밀어 올린다. 여기서 흑이 참고도 1로 끊어 백 한 점을 잡는 건 너무 나약한 수. 백 6까지 백의 자세가 훌륭할 뿐 아니라 우변 흑 진을 지우는 모양이 돼 흑의 실패다. 이 바둑의 포인트는 흑 세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이기 때문에 자잘한 실리에 신경 써서는 안 된다.

따라서 흑 37은 자신의 세력을 키우는 수이며 백 38도 흑 세력 견제를 위해 중앙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다.

흑 39는 평상시에는 악수. 이렇게 공배를 메우면 돌이 무거워진다. 그러나 지금은 흑 41로 들여다보는 수를 확실히 하기 위해 불가피한 수. 흑 41에 백이 그냥 이어주면 그 자체로 중앙으로 나오는 행마가 부자연스러워진다. 알파고는 우선 백 42로 상변 백이 언제든지 살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한 뒤 백 44로 흑의 엷은 곳을 끊어간다. 중앙으로 정처 없이 나가는 것보다는 아직 살지 못한 좌상 흑을 건드려 이 흑 말과 동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앙으로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알파고는 반격에도 능하다. 흑의 행마도 쉽지 않다. 우선 좌상 흑부터 살려야 하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알파고#바둑#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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