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소나 기타 들고 설친다고? 혁명 택한 ‘개나 소’들에게 경의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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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나 기타 들고 나와서 설치는 거, 정말 별로예요.”

언젠가 어떤 친구가 문득 이런 말을 꺼냈다. 어디선가 들려온 형편없는 기타 연주 소리 때문이었을 거다.

본디 ‘작은 오케스트라’라 불릴 정도로 잠재력을 지닌 기타는 작은 음량 탓에 클래식에서는 그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 1931년 최초로 전기기타가 개발됐다. 1950, 60년대를 거치며 대중화된 전기기타는 품에 안길 정도로 작지만 앰프에 의해 증폭돼 놀라운 소리를 냈다. 대량생산되며 가격도 수십 만 원 대로 내려갔다. 말 그대로 개나 소나 그걸 들기 시작했다.

어쿠스틱 악기 시절에는 웅장하고 거대한 소리를 내려면 많은 악기와 연주자가 필요했다. 기타, 베이스기타, 드럼, 그리고 앰프의 발달은 서너 명의 젊은이가 세상을 흔드는 소리를 만드는 걸 가능케 했다. 대중에 의한 대중음악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50년 전 1967년에 도어스, 핑크 플로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가 일제히 데뷔음반을 냈다. 혁명을 택한 개나 돼지, 아니 ‘개나 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소년이여, 기타를 들어라.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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