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앞 조각공원에는 입을 쩍쩍 벌리면서 웅얼웅얼 기이한 노랫소리를 내는 큼지막한 은백색 인물 조각상이 하나 서 있다. 미국인 조각가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노래하는 사람’(1994년). 잔디밭 위에 엉거주춤 서서 두 팔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하늘을 올려다보며 흐느끼듯 노래하는 모습과 소리가 처연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글쓴이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의미를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를 들려주는 이 조각상의 이미지에 언어장애를 가진 소녀의 사연을 엮어냈다. 이야기 흐름에 투박한 면이 있으나 소박한 그림과 정감 있게 어우러져 수월하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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