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알파고의 창의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2일 03시 00분


○ 커제 9단 ● 알파고 9단
4국 3보(35∼48)

좌하귀에서 알파고는 흑 35부터 39까지 선수했다. 백은 40, 42로 살아갔다. 보통 프로기사들은 35∼39를 지금 상태에서 두지 않는다. 언제든 선수가 되는 곳이고 나중에 패가 나면 팻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의 변수를 대비해 남겨두는 건데 알파고는 그보다는 쓸데없는 계산을 하지 않기 위해 미리 결정해 두는 것으로 보인다. 선수를 과감히 해치우는 것이 알파고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 뒷날의 패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알파고가 패싸움을 못하는 건 아니지만 가급적 패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두텁게 두면서 패가 날 만한 상황을 피한다.

흑은 이제 백 우하 세력을 견제해야 한다. 흑 43이 알파고의 전매특허와 같은 어깨 짚음. 세력 확장뿐 아니라 이처럼 삭감에도 어깨 짚음을 자주 활용한다. 백 44 때 흑 45가 독특하고 예리한 감각. 계산만 잘하는 알파고가 아니다. 창의적 수가 필요할 때 그 수를 찾아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흑 45는 모양상 어정쩡해 보이는데 놓여지고 보니 정말 그럴듯하다. 흑 45 대신 평범하게 참고도 흑 1로 뛰면 백 2가 급소여서 백의 형태가 활발하다. 커제 9단은 백 46, 48로 끊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여기서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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