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바둑에 대한 정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3일 03시 00분


○ 커제 9단 ● 알파고 9단
4국 총보(1∼228)

참고도를 보자. 흑 1(실전 45)이 알파고의 감각이다. 정상급 기사도 쉽게 찾아내기 힘든 곳인데 알파고는 고작 10여 초 안에 발견해냈다. 알파고는 어떻게 이런 수를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일까. 바둑에 대한 감각이나 영감이 없는 알파고가 계산만으로 이렇게 잘 둘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계산으로 가능했으나 인간은 시간이 부족해 미지의 영역, 혹은 감각의 영역으로 남겨뒀던 부분을 알파고가 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바둑에 대한 정의를 달리 해야 할지 모른다. 어쨌든 알파고가 인간 최고수의 수준을 단박에 넘어선 것은 분명하다.

흑 1에 대한 대응 역시 쉽게 떠올릴 수 없다. 커제 9단은 백 2, 4로 맞끊는 수를 선택했는데 역시 알파고의 반격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했다. 결국 흑 21까지 하변 백을 모두 잡아 이 전투에서 백을 앞서게 됐다. 물론 그 이후로는 백에게 한 번도 기회를 주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알파고는 인터넷에서 60연승을 거두는 동안 커제 9단과 세 번을 둬 모두 승리를 거뒀다. 알파고와 커제는 4월 하순 중국 저장 성에서 정식 대결을 펼칠 예정이라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커제 9단이 한 판이라도 이긴다면 대단한 화제가 될 것이다. 228수 흑 5집반 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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