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올해 첫 작품인 ‘팔리아치&외투’를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푸치니의 ‘외투’는 모두 치정극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각각 75분, 55분 분량의 비교적 짧은 작품. 소프라노 임세경의 출연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다.
첫 공연에선 세트부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보통 오페라에서 접하는 거대한 세트는 없었다. 그 대신 마치 연극처럼 현실적인 세트가 무대에 자리 잡았다. 시대적 배경을 20세기 후반으로 바꿔 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도록 했다. 세트는 수평으로 이동하거나 회전하면서 매끄러운 장면 전환을 이끌어냈다. 특히 자동차와 선박이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를 보는 듯했다.
극중극 형태를 띤 ‘팔리아치’는 2막에서 무대 뒤에 객석이 마련됐다. 실제 객석과 극중극 속 객석이 마주 보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된다. 실제 객석에 앉은 관객은 관객이 아니라 무대 위 은밀한 공간을 훔쳐보는 제3의 인물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고단한 현실을 이야기하지만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모습도 흥미롭다. ‘팔리아치’에 등장한 인물들이 ‘외투’에 출연해 현실과 꿈 사이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교나 과장을 자제한 주역들의 드라마틱한 노래와 연기는 극의 현실감을 더욱 풍부하게 살려냈다. 또한 전문 뮤지컬 배우가 연기하는 무용수들은 양념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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