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미 “몸은 작아도 큰 마음으로… 모두 함께 ‘大心땐쓰’ 어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3일 03시 00분


5월 12∼14일 저신장 장애인과 공연
현대무용가 안은미

현대무용가 안은미는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알아서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마치 춤을 추듯 연속 동작이 이어지자 사진기자는 한 장면이라도 놓칠까 봐 카메라 셔터를 바삐 눌렀다. 주변에서 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한마디씩 거든다. “역시 안은미야.”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현대무용가 안은미는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알아서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마치 춤을 추듯 연속 동작이 이어지자 사진기자는 한 장면이라도 놓칠까 봐 카메라 셔터를 바삐 눌렀다. 주변에서 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한마디씩 거든다. “역시 안은미야.”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댄스가 아니다. 댄쓰, 땐스도 아니다. ‘땐쓰’다.

“댄스라고 말하면 왠지 김빠지지 않나요? 전 제목을 지을 때도 음성학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땐쓰’가 시각적, 청각적으로도 좋고 뭔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잖아요.”

현대무용가 안은미(55)가 ‘땐쓰’를 들고 나왔다. 그는 다음 달 12∼14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저신장 장애를 가진 이들과 몸은 작지만 마음은 크다는 의미를 담은 ‘대심(大心)땐쓰’를 무대에 올린다. 청소년과 함께한 ‘사심 없는 땐쓰’, 아저씨들과 함께한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 전 세대가 어울렸던 ‘스펙타큘러 팔팔땐쓰’에 이어 지난해 선보인 ‘안심땐쓰’까지 연이은 ‘땐쓰’의 향연이다. ‘대심땐쓰’는 ‘안심-대심-방심’으로 이어지는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방심땐쓰’에서는 성소수자와 함께 무대에 오를 계획이다.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재미있게 춤을 추며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우리 모두 장애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다른 관점으로 그들을 바라보자는 의미죠.”

몇 달간 시각, 저신장 장애인과 함께 작업한 그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장애와 직접 만나 함께 생활하면서 느끼는 장애는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춤이란 다 같이 행복할 때 할 수 있는 언어죠. 공감을 나누는 도구이기도 해요. 함께 하면서 일반인과 다른 그들의 몸에 대한 질감, 속도, 크기 등을 알 수 있었죠. 정말 새로운 춤을 보게 될 겁니다.”

그는 2006년 ‘신(新)춘향’의 유럽 투어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외국 페스티벌과 극장으로부터 초대를 받고 있다.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패럴림픽을 기념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무용수로 구성된 영국의 캔두코 무용단과 함께 무대에 서는 등 2018년까지 외국 공연 일정이 모두 잡혀 있다.

“사람들은 제가 특별해서 잘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에요. 아이디어는 어디든 있어요. 다만 집중해서 보고, 발견해서 끊임없이 오랜 세월 동안 담금질을 해야 한다는 거죠.”

멀리서도 그를 알아볼 수 있다. 1991년부터 민머리를 유지하고 있고, 남들과는 다른 형광색의 다양한 무늬 옷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국내외 시골 장터에서 옷을 골라요. 고르는 기준은 꽃무늬, 줄무늬, 땡땡이 무늬죠. 형광색 옷을 입으면 힘이 나는 것 같고 멀리서도 잘 보여요. 머리 기를 생각은 없어요. 얼마나 편한데요.”

‘몸치’라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춤을 추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춤, 박자 맞지 않아도 돼요. 춤추는 시간은 우리가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는 자유의 시간이죠. 하루에 10분이라도 춤을 추며 무질서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줘야 해요.”

‘방심땐쓰’를 마무리한 뒤 그의 다음 주제는 기계다. “기계와 함께 춤을 추면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4차 산업혁명도 일어나는 시대인데요.”

▶안은미 동영상 보기1

▶안은미 동영상 보기2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현대무용가#안은미#땐쓰#대심 땐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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