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하 귀 패에서 큰 패가 났다. 흑은 백이 어떤 팻감을 쓰더라도 만패불청할 수밖에 없다. 백으로서도 백 64 외에는 팻감이 없다. 흑 67, 백 68을 교환한 것은 흑에게 약간 이득. 실전처럼 흑 69, 71로 흑 두 점을 버리기 전에 이처럼 선수해 두면 나중에 75와 같이 활용하는 수가 남는다.
흑 69로 우상 흑 6점을 살리고자 할 때 백 70으로 참고도처럼 흑을 차단하는 것은 어떨까. 흑은 8까지 단순하게 돌을 살리면 그만이다. 이 경우 백 대마만 미생이 돼 고생길이 훤히 열린다. 실전에선 우상 흑을 살려줬지만 흑 두 점을 잡으면서 우변 백 돌이 하나로 연결돼 이른바 ‘사통팔달’한 모양이 됐다. 이런 유의 두터움은 갈수록 큰 위력을 발휘한다. 특히 초반 흑이 상변과 좌변에 펼쳤던 큰 모양이 백의 두터움으로 인해 힘을 잃었다. 이로써 백의 우세가 확연해졌다. 두터움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데 정평이 난 알파고를 상대로 김지석 9단이 역전할 수 있을까.
얼핏 우하 귀 백이 지리멸렬해 보이지만 백 74가 이 백 돌에 생명을 불어넣는 좋은 수. 흑이 좌하 귀에 손대기가 마땅치 않다. 그래서 김 9단은 손을 빼고 흑 75에 붙여 응수타진을 했는데 백의 다음 수는 어디일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