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수상전과 사석작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7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김지석 9단
6국 8보(102∼116)

좌하 귀가 어지러워졌다. 백 귀에 침입한 흑이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추면서 형태상으론 수상전의 모양이다. 물론 백이 침입한 흑을 잡을 공산이 크지만 문제는 어떻게 손해를 보지 않고 잡느냐이다.

백 2, 4로 나와 끊어 흑 5를 유도하고 백 6, 8로 끼워 잇는 수가 좋았다. 수상전에서 수를 늘리는 좋은 수법이다. 만약 백이 마음이 급해져 참고도 백 1처럼 서둘러 흑을 잡으러 가는 것은 흑의 사석작전에 그대로 걸려든다. 흑이 2부터 12까지 밖에서 백을 조여 가면 흑의 외곽이 두터워지는 것은 물론 조여 가면서 1, 2집씩 흑 집이 늘어간다. 이 그림은 백이 흑을 잡았지만 더 큰 손해를 입은 진행이다.

백 10도 현명한 판단이다. 11의 곳을 끊어도 흑을 잡을 수 없다면 10의 곳을 선수로 당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백 12로 비로소 귀의 흑을 잡는다. 수상전 형태여서 흑에게 조임을 당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참고도에 비해 훨씬 좋은 모양이다.

김 9단은 흑 15로 최대한 품을 넓힌다. 좌변을 전부 집으로 만들면 아직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백 16은 이런 두 칸 굳힘에서 침입하는 맥이다. 이 돌은 적어도 그냥 죽진 않는다. 백 유리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김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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