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알파고의 습성을 이용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8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김지석 9단
6국 9보(117∼133)

백 ○로 침입하면 거의 잡기 어렵다. 흑 17∼21은 외길 수순이다. 여기서 백은 참고 1도 1로 두는 것이 정답이다. 이렇게 한발 늦추는 것을 기억해두기 바란다. 흑 2로 한 칸 뛰고 6으로 붙여 잡으러 가는 것이 최선인데 백 9, 11이면 흑 모양은 사방에 약점이 있어 완전히 허물어진다. 따라서 흑은 참고 2도 2로 두어 백을 살려주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지만 백이 이렇게 귀에서 살면 백의 우세가 결정적이다.

그러나 알파고의 선택은 백 22였다. 알파고가 유리할 때 완착이 나온다는 것은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이미 알려진 정설이다. 알파고가 유리한 상황에서 두는 수가 인간의 시각에서 최선이 아닌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다.

흑 23도 선수라고 보기 힘든데 알파고는 받아준다. 김지석 9단도 받을 것으로 봤다고 한다. 어찌 보면 인간이 알파고의 습성을 알고 이용하는 장면이다. 흑 25로 귀의 백을 잡아 형세가 많이 근접했다. 백 26에 대한 흑 27도 좋은 수. 흑 33까지 상변 처리가 멋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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