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동아 K-뷰티 미래 포럼]4차 산업혁명 시대, K-뷰티의 글로벌 전략 모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일 03시 00분


정부 및 업계 관계자 150여 명 모인 가운데 심도 깊은 논의

지난 4월 2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7 동아 K-뷰티 미래 포럼’에 화장품 산업 발전을 위해 열정을 바쳐온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포럼은 중국 등 외부적인 요인 변화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K-뷰티의 글로벌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조업 전반의 불황에도 불구, 한국 화장품 산업은 최근 몇 년간 30∼40%의 수출 성장세를 보이며 한류를 확산시키고 한국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리는 효자 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행사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하태승 왓슨스코리아 대표이사, 서병휘 아모레퍼시픽 아시안뷰티연구소장 등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 화장품 기업 관계자 등 1백50여 명이 참석, K-뷰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승조 위원장은 “한국 화장품 산업의 수출 규모가 지난 5년간 4배 이상 성장했다. 그런데 수출의 70%가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며 “K-뷰티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시장을 다변화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한국 화장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법률이나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희 의원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 자리에서 기술적인 부분부터, 정책·제도적인 부분까지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시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잘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덴티티 바탕으로 시장 선점하는 글로벌 1등 기업 나와야

화장품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첨단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고,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약진으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손문기 식약처장은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제 도입, 기능성 화장품의 범위를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제 등 3종에서 10종으로 확대하고, 중국·베트남 등의 규제 당국자들과 정례적인 회의를 통해 국내 업계에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할랄 인증 교육 등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의 노력들을 소개했다.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튼튼한 중소기업의 육성, 신소재 개발을 위한 R&D 투자 등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K-뷰티를 둘러싼 대내·외적 여건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지만 우리의 경험과 역량이라면 충분히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뷰티의 최전선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서병휘 소장과 왓슨스코리아 하태승 대표이사는 기조강연과 주제 발표를 통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서 소장은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거쳤던 고민과 경험들을 소개했다. 서 소장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자사 제품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원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을 접목한 제품, 편의성 있는 제품, 즉각적인 효과를 지닌 제품이 소구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디지털 마켓 대응 전략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소 뷰티 브랜드가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안정적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왓슨스, 올리브영, 롭스 등 최근 급성장 중인 H&B(헬스 앤 뷰티) 스토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왓슨스코리아 하태승 대표이사는 2025년 국내 H&B 스토어의 시장 규모는 2조5천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대표이사는 또한 콜래보레이션을 통한 PB상품 개발, 마케팅 협업 등 중소기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소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K-뷰티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는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조성원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사무관, 최보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화장품심사과장, 박상훈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실장, 김영만 매그니프 대표 등이 패널로 참석, 포스트 차이나 이후 중국 시장의 생존 전략부터 빅데이터, 인공지능, 바이오기술 등을 화장품 산업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박상훈 실장은 “최근 4차 산업혁명과 관련, ‘유전자 맞춤형 화장품’ 등의 성공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새로운 시도와 흐름에 대비해 정책이나 제도 등을 준비,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만 대표는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지만 정작 화장품 분야에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화장품 산업에 관심을 갖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엘 킴벡 퍼투 대표와 일본 뷰티 칼럼니스트 테루노 타이라 씨의 사례 발표는 K-뷰티의 현재와 미래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조엘 킴벡 대표는 “뉴요커들이 K-뷰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아직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브랜드는 없는 것 같다. 이때 치고나오는 스타 브랜드가 있다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K-뷰티 1등 브랜드가 생기면 세계인들이 2등, 3등에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포럼이 한국 화장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 필요한 전략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던 유익한 자리라고 입을 모았다.

김순언 조이코스 대표는 “화장품 관련 행사는 많지만 이렇게 깊이 있고 생산적인 논의와 토론이 오간 자리는 처음”이라며 “기업을 운영하면서 그간 고민했던 문제들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mayhee@donga.com
#k뷰티#한국 화장품#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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