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9단에게 알파고와 세계 일류 기사의 실력 차이가 어느 정도라고 보는지 물었다. 김 9단은 “2점 이상”이라고 대답했다. 김 9단은 그 이유에 대해 “알파고가 초반에 형세가 좋아지면 최선의 수를 두지 않는다”며 “만약 2점 바둑이라면 형세가 좋아질 때까지 계속 조여 올 텐데 그걸 버틸 자신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 9단은 초반 참고도의 장면을 가장 후회했다. 흑 1(실전 37)이 성급했다는 것. ‘가’로 지키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았다. 백 8이 김 9단의 계산에 없던 멋진 감각. 백 10이 성립해선 주도권이 백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하지만 형세가 좋아진 알파고는 이후 계속 느슨한 수를 두기 시작했다. 김 9단의 설명 그대로였다. 그 이유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가장 확실하게 이기는 길로 가기 위해 약간의 손해는 감수한다는 ‘자체 학습’이 이뤄진 것 같다는 해석이 많다.
그 결과 좌상에 침입한 백 말을 쉽게 포기하고 좌하 흑도 살려줬다. 이래서 역전 무드가 조성됐다는 희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흑 143이 마지막 패착. 145의 곳에 뒀다면 형세가 미세했다. 이 한 칸 차이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후 진행은 알파고의 독무대였다. 63=37, 94=79. 170수 끝 백 불계승.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