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서로 불만 없는 포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5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천야오예 9단
7국 2보(20∼34)

예전엔 좌상 모양에서 백이 주로 높은 걸침을 택했다. 최근엔 알파고가 백 20처럼 낮은 협공을 유행시키고 있다. 백 22가 준비된 수. 흑 23은 당연한 반발인데, 이때 백 24라는 예상외의 수가 등장한다. 흔한 수는 아니지만 족보에는 있는 수다. 흑의 응수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화하겠다는 의미로, 알파고 바둑엔 이렇게 붙이는 수가 종종 나온다.

참고 1도를 보자. 흑 1로 받으면 백 2로 젖힌다. 흑 3으로 끊으면 백이 놓은 덫에 걸려든다. 백 10까지 흑 두 점이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흑 27 대신 참고 2도 흑 1로 느는 것은 어떨까. 흑 7까지 흑에게 유리한 전투처럼 보이지만 백은 10으로 막고 16으로 씌워 사석작전을 펼친다. 흑 실리에 비해 백의 중앙 두터움이 훨씬 돋보이는 결과다. 실전 진행은 거의 외길이나 마찬가지다. 흑 31까지 백은 선수와 두터움을, 흑은 실리를 챙겼다. 백 34까지 포석의 윤곽이 그려졌다. 서로 불만 없는 상황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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