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긴장 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0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천야오예 9단
7국 5보(73∼87)

우변 백 진이 모두 집이 된다면 흑은 집 부족 증세에 걸린다. 흑 73으로 우변에 뛰어든 것은 자연스러운 승부 호흡. 이 흑 한 점은 보기보다 백이 공격하기 어렵다.

알파고는 우변 응수를 잠시 유보한 채 좋은 감각을 선보인다. 백 74. 이런 감각은 인간의 직관에서 비롯된다고 여겼다. 실제 백 74의 가치가 얼마인지 계산이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계산을 통해 탁월한 감각을 찾아낸다. 결국 ‘감각’을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것이 인간의 착각이었는지 모른다.

당장 흑의 응수가 어렵다. 안전하게 참고도 흑 1로 연결하는 것은 박력이 부족하다. 백 2로 뛰면 ‘가’도 선수로 들어 중앙 백이 두터워진다.

흑 75로 나가려고 했지만 백 76이 연이은 호수. 일단 이쪽 방향으로 진출하는 건 어려워졌다. 어쨌든 흑은 단순히 연결해 가는 걸로는 만족할 수 없다. 79부터 85로 나와 끊어 전투를 유도한다. 좌변 흑이 끊어지는 약점이 있어 운신이 쉽지 않지만 이렇게 반발하지 않으면 백에게 스르륵 밀려버릴 수 있다.

백 86 때 흑 87로 강력하게 씌워가 반상의 긴장도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반 초입의 주도권 싸움이다. 여기서 한 번 밀리면 고생길이 훤히 열린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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