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품이 휩쓸고 간 자리에 토종 패션가방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무렵이다. 일종의 어포더블 럭셔리(affordable luxury)로서 ‘쿠론’이 크게 인기를 누리자 한섬은 ‘덱케’를, SK네트워크(현재 한섬에 인수)는 ‘루즈 앤 라운지’를 내놓고 가방 경쟁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국내 시장에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루이까또즈’도 경쟁력을 키워 왔다.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한국 패션 가방은 이제 해외 진출을 노리며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섬의 덱케는 지난해 잡화사업부 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최유돈 디자이너와 33개 상품을 새로 개발했다. 최 디자이너의 이번 가을겨울 컬렉션 테마는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아돌프 루스였다. ‘장식은 범죄다’라고 말한 미니멀리스트로 유명한 건축가이다. 덱케와 최 디자이너는 루스가 디자인한 ‘아메리칸 바’ 등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색, 문고리 모양 손잡이 등을 가방에 접목했다. 올해 2월 런던 컬렉션에 선보이자마자 현지 패션잡지에 ‘올해의 잇백’으로 선정되는 등 화제를 모았고, 지난달부터 전 세계에 판매 중이다.
한섬 관계자는 “디자인·상품기획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K-패션’의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루이까또즈 올해 3월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에 정식 매장을 오픈하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루이까또즈가 입점한 곳은 라파예트의 신관 GL6 중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0층(한국 기준 1층)이다. ‘훌라’와 ‘마이클 코어스’ 사이의 매장을 차지했다.
정연아 루이까또즈 프랑스 지사장은 “라파예트 백화점은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만 입점할 수 있다. 2014년부터 6차례의 팝업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라파예트 측에서도 루이까또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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