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권율정]이순신 장군 대첩기념일, 양력으로 통일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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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우리 한민족 중 가장 걸출한 인물을 든다면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은 세계 3대 해전의 하나인 명량해전의 위대한 승리로 비범한 해군 지휘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심지어 적이었던 일본에서조차 추앙받는 것만 보아도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세계적인 인물을 널리 알리는 데 다소 미흡하지 않나 싶다.

충무공과 관련한 여러 사적지 가운데 가장 국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 문화재청에서 직접 관리하는 충남 아산의 현충사다. 특히 현충사는 암울한 일제강점기에 자칫 개인에게 넘어갈 뻔했던 것을 동아일보의 노력으로 살려낸 뜻깊은 곳이다. 그곳에서는 매년 4월 28일 탄신기념일에 충무공을 기리고 있다. 이곳 충무공 기념관에는 충무공의 위대한 업적을 기록한 많은 전시물들이 있다.

그런데 충무공의 여러 전투의 배경과 빛나는 승리의 세세한 기록에 앞서서 가장 중요한 점이 전투 발발일인데, 대부분의 자료를 보면 당시의 음력 날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충무공의 3대 전투라고 하면 한산도대첩, 명량대첩, 그리고 마지막 투혼을 불태운 노량해전이다. 임진년(1592년) 학익진으로 유명한 한산도대첩이 7월 8일로 되어 있고, 정유년(1597년)의 명량대첩이 9월 16일, 그리고 충무공이 마지막 사투를 벌인 노량해전도 1598년 11월 19일로 모두 음력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위대한 전투 기념일이 많은 국민들에게는 당연히 양력인 것으로 혼동을 주고 있고, 실질적으로 음력에 기반을 둔 기념일이 약 한 달을 두고 들쭉날쭉하고 있다.

충무공의 탄신일은 당시 음력 3월 8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4월 28일로 정립되어 있는 점과도 차이가 난다. 참고로 독립운동가 등 대표적 인물들의 탄신일과 의거일 등 모든 정부기념일은 양력으로 환산하여 거행하고 있는 점 등을 보아도, 충무공의 전투 기념일을 음력으로 해 혼동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어떤 자료는 충무공의 해상 전투 관련 날짜를 양력으로 환산해 기록한 경우도 있어 동일 전투에 대해서 두 가지 날짜가 혼용되기도 한다.

충무공 탄신일과 마찬가지로 전투일도 양력으로 환산해 한산도대첩은 1592년 8월 14일로, 명량대첩은 1597년 10월 25일로, 그리고 충무공이 전사한 노량해전은 1598년 12월 16일로 정립해 더 이상 혼동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이순신#이순신 장군 대첩기념일#충무공 탄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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