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인간 특선보… 속 쓰린 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3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탕웨이싱 9단
8국 3보(37∼51)

정상급 프로기사에게 백 ○로 붙여 활용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수가 아니다. 하지만 탕웨이싱 9단은 이 수를 깜빡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실전 진행을 피했을 것이다. 알파고의 강점은 바로 ‘깜빡 까먹는’ 일이 없어 기복이 없다는 것이다.

백 38로 끊어 두는 게 적시의 응수타진. 흑이 42의 곳에 두면 좌변은 깔끔하게 정리되지만 중앙에서 여러 활용을 당하게 되고 하변 흑 말이 위험해진다. 그래서 흑 39로 받았지만 좌변에서 실리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백 48 때 좌변만 놓고 본다면 참고 1도 흑 1로 백 석 점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백 10으로 젖히는 수가 기분 좋고, 백 12까지 흑을 관통한 모양이어서 백이 우세하다.

그래서 흑은 51로 물러섰다. 흑 51도 참고 2도 흑 1로 둘 수도 있다. 이러면 아까처럼 중앙 활용을 당하지 않고 좌변까지 잡지만 백이 축머리를 이용해 4, 6을 연타하는 것 역시 아프다.

흑 51로 두는 탕 9단의 속은 적잖이 쓰렸을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알파고#탕웨이싱#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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