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서울 성동구에 국내 유일의 LP 생산업체인 마장뮤직앤픽처스가 문을 연다. 서울시내에 LP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약 20년 만이다.
서울에서 LP공장이 사라진 것은 CD와 MP3의 등장으로 국내 업체가 무더기로 폐업한 1990년대다. 성음(서울 성동구)과 오아시스레코드(경기 안양시)에 이어 서라벌레코드(경기 고양시)까지 2004년 문을 닫았다. 그나마 2011년 경기 김포시에 국내 유일의 공장이 부활했지만 이마저 2014년 접었다. 3년여간 국내 음반사들은 LP를 미국, 체코 등 해외 공장에 의뢰해 제작해야 했다. 마장뮤직의 개업으로 제작과 배송에 걸리던 기간이 4∼5개월에서 1개월 안쪽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마장뮤직은 첫 제품으로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 3집, 조동진 6집, 커먼그라운드 4집을 LP로 만들어 내놓는다.
대규모 LP레코드 축제도 다음 달 잇따라 열린다. 지금껏 국내 유일의 LP 축제였던 ‘서울레코드페어’가 올해 7회 행사를 17, 18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고, 신설된 ‘바이닐 페스티벌’이 1회 행사를 3, 4일 혁신파크 미래청 2층에서 펼친다. 둘 다 입장료는 없다.
서울레코드페어는 디지털 시대에 바이닐의 가치를 발견한 젊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주축이다. 행사의 꽃은 페어에서 독점 기획·제작한 한정반 판매. 두번째달, 선결, 신해경, 언니네이발관, 이랑 등 젊은 음악가의 앨범이 LP 버전으로 소량 한정 제작돼 팔린다. 카세트 특별전도 열린다. 소매점 60여 개를 비롯해 인디 음반사와 음악가의 부스가 총 80여 개 들어서 음반 판매, 공연, 사인회를 진행한다. 마장뮤직의 음반도 여기서 판매된다.
바이닐 페스티벌엔 서울과 지방의 오랜 소매상들이 주로 참여한다. 소매상 60여 곳, 오디오와 악기 업체 10곳에 화랑 10곳과 몇몇 독립출판사도 동참한 것이 눈에 띈다. 록 밴드 오딘 출신의 기타리스트 이희두가 빈티지 악기 시연도 펼친다. 김지윤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 대표는 “1950∼80년대 손때 묻은 음반들이 주축이 될 것”이라면서 “중고 음반의 1만 원 균일가전, 문화평론가 김갑수 씨의 강연, 오디오와 악기 체험 교육이 재미와 정보를 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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