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는 나무처럼 심플한 장욱진 그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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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00주년 맞아 기념전 열려

장욱진의 ‘나무’(1981년 작).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제공
장욱진의 ‘나무’(1981년 작).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제공
장욱진(1917∼1990)은 박수근 김환기 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1세대 서양화가다. 그는 나무와 새, 아이들 같은 일상의 소재들을 그려내면서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작가 자신이 평생에 걸쳐 “나는 심플하다”고 말했던 것처럼, 그의 예술의 핵심은 ‘단순함’이었다.

장욱진 탄생 100주년을 맞아 경기 양주시 장흥면 양주시립장욱진박물관에서 기념전시회가 8월 27일까지 열린다. 작품 활동 초기였던 1950년대부터 세상을 떠난 1990년까지 ‘나무’를 소재로 삼은 유화 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경기 남양주시 덕소와 충북 충주시 수안보, 경기 용인시 신갈 등 시골에 화실을 마련해 창작 활동에만 전념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화가다. 그런 그에게서 ‘수하(樹下)’ ‘나무와 새’ ‘동산’ 같은 작품이 나온 것은 자연스럽다. 해와 달, 집, 가족, 새들이 어우러진, 단순한 색과 선의 풍경들은 소박하면서도 따뜻하다. 특히 ‘나무’는 그의 자연친화적인 가치관이 깃든 소재다. 푸르른 생명령을 지닌 나무, 그런 나무를 품은 자연에 순응하려는 화가의 삶의 태도를 헤아릴 수 있다.

상설전으로 ‘장욱진의 삶과 예술세계’도 열리고 있다. 그의 예술세계를 대표하는 작품 20여 점과 유품,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 신사복을 입은 사내가 벼가 익어가는 논길에 선 모습을 그린 1951년작 ‘자화상’은 6·25전쟁의 격변기에서 유토피아를 꿈꿨다는 평을 받으며 화가의 대표작이 됐다. 세상을 떠난 해에 그린 1990년작 ‘밤과 노인’에는 유연하면서도 당당한 노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장욱진#장욱진 탄생 100주년 기념전#양주시립장욱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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